한국 시장은 달랐다. 상장지수펀드(ETF) 급성장기에 지수 산업은 정체돼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20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 있는 만큼 투자자가 믿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지수가 필요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자체적으로 지수 사업에 나선 배경이다. 한경은 2022년 자체 지수 브랜드 KEDI를 내놓고 국내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수산출기관으로 인정받았다.
KEDI 지수를 바탕으로 2년 전 인공지능(AI), 2차전지, 바이오 등 국내 혁신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TIGER KEDI혁신기업ESG30’ ETF를 비롯해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ETF 등이 만들어졌다. 이후 테슬라 주식을 기반으로 한 커버드콜 ETF,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가치사슬) ETF 등 투자자가 원하는 혁신상품을 적시에 내놓으며 증권가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국내 채권형 제외) 순자산 기준으로 한경 KEDI 브랜드는 시장점유율 1위(32.7%)를 달리고 있다.
‘TIGER 미국30년국채 프리미엄액티브(H) ETF’는 출시 넉 달도 되지 않아 순자산 5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국내 시장에 상장된 69개 ETF 중 가장 큰 규모다.
테슬라 주식을 토대로 매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지급하는 ‘KODEX 테슬라인컴 프리미엄 채권혼합 액티브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ETF의 순자산 규모는 1600억원을 넘었다. 미국 대형주 가운데 가장 변동성이 크면서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1.25%(연 15%) 수준의 월배당 지급을 목표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커버드콜 전략 상품은 퇴직연금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연금계좌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ETF를 직접 매수하면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 22%를 물어야 하는데 국내 상품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세 15.4%가 적용된다. 연금계좌로 투자하면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 인출 때까지 3.3~5.5%만 내면 된다.
한경은 상장사들의 최신 정보는 물론 프리미엄 해외 투자정보 유튜브 채널인 ‘한경 글로벌마켓’을 앞세워 해외주식 시장의 트렌드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런 역량을 응집해 시장을 선도하는 ETF를 올해 8~10개 추가로 상장할 예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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