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하락하는 데 비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오르고 있어서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으로 쓰이는 은행채 장기물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 가운데 정부가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 확대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2일 연 3.58~5.78%에서 이달 18일 연 3.45~5.65%로 0.13%포인트 낮췄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7~5.97%에서 연 4.42~6.42%로 0.45%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이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약 0.1%포인트씩 낮추긴 했지만,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의 변동폭이 3~4배가량 컸다.
고정금리형 주담대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의 디커플링 현상은 인터넷은행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행 1위 업체(총자산 기준)인 카카오뱅크는 금리가 5년 동안 유지되는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5월 2일 연 3.929~5.79%에서 이날 연 3.598~5.124%로 낮췄다. 최저금리 기준 0.331%포인트 인하한 셈이다. 반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연 3.986~6.292%에서 연 3.989~5.982%로 최저금리 기준 0.003%포인트 올렸다.
반면 은행들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17일 6개월 만에 상승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은 이를 반영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02%포인트씩 추가 인상했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차입자들의 이자 증가 부담을 덜기 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점도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은행권에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을 작년 말 기준 18%에서 올 연말까지 30%로 높이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2월에도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대출 한도를 고정금리형 주담대보다 더 많이 축소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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