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 안고 발 동동…휴진 병원 다신 안 간다" 분노

입력 2024-06-19 09:17   수정 2024-06-19 09:43



"휴무했던 병원 기억해두고 앞으로 다시는 이용 안 하렵니다."

의과대학 증원 정부 정책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 휴진으로 일부 동네 병·의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맘카페를 중심으로 분노가 번지고 있다.

19일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픈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았다가 휴진 안내문에 헛걸음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동네 의원까지 파업에 동참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는 송도지역 한 맘 카페 회원 A 씨는 "이기적인 행태에 화가 난다. 세상 어느 집단이 본인들에게 불이익 온다고 사람 생명을 볼모로 붙잡고 협상질을 하나"라고 했다.

강동지역 한 맘카페 회원 B 씨는 "가족 아플 때 제일 의지하게 되는 게 지역 맘카페 아닌가. 우리가 파업·휴업하는 병원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자"고 강조했다. B 씨가 찾은 병원들의 휴진 사유는 휴가였다. 하지만 인근 또 다른 병원도 공교롭게도 같은 날 휴가였다는 점에서 의사 파업에 동조해 휴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덕소지역 한 맘카페 회원 C씨는 "의사가 아픈 환자보다 밥그릇 지키는 게 우선이면 그건 의사가 아니다. 휴업한 병원은 앞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카페 회원 D 씨 또한 "아픈 아이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 보니 화가 난다. 휴업·파업하는 병원 리스트를 한데 모아 보여주면 좋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날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 병·의원이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문을 닫았다.

사전에 휴진하겠다고 밝힌 병·의원은 4%에 불과하지만, 진료를 최소한만 하는 등의 편법으로 휴진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우려는 현실화했다.

일부 동네 병원들은 '휴가', '에어컨 청소', '원장 학회 참가', '전산 오류' 등 다양한 이유를 들며 휴진을 알렸다.

사전 신고율이 4.3%였던 대전은 실제 휴진율이 이보다 5배나 많은 22.9%를 기록했고, 세종과 충남도 19%와 11.7%로 예상보다 많은 병의원이 오전 진료를 마친 뒤 오후부터 휴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계가 정부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며 휴진 사태가 반복되자 국민과 환자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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