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혼인신고 시 세금을 깎아주는 '결혼 특별세액공제'를 신설한다. 결혼 관련 세제 인센티브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9일 위원장인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담긴 결혼 특별세액공제는 아이가 있는 가정을 위한 정부 지원은 많지만 결혼 자체에 대한 혜택은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신혼집을 제외하더라도 결혼 준비에 평균 6000만원 이상 소요(지난 1월 결혼정보업체 가연 조사결과)되는 상황에서 결혼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사전 브리핑에서 "그간 결혼 관련 세제 인센티브가 전무했던 점을 감안해 100만 원 규모의 결혼 특별세액공제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공제 적용대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공개한다.
집을 한 채씩 가진 두 사람이 결혼해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에도 세금 부담을 덜어준다. 현재는 혼인한 날부터 5년간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납부 시 1주택자로 간주하는데 이 기간을 10년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결혼이 일종의 '패널티'로 작용하는 것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세제 혜택도 확대한다. 자녀 세액공제를 현행 첫째아 15만원, 둘째아 20만원, 셋째아 30만원에서 각각 25만원, 30만원, 40만원으로 10만원씩 인상한다. 자동차 취득세 감면 대상은 기존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자녀 가구(다자녀 기준은 지자체별로 상이) 대상으로 지급되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10%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장기요양보험료 등 사회보험 부담도 완화한다. 정부는 관계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자녀 수에 따라 사회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독일도 고용주 부담은 유지하되 자녀 수가 많아지면 본인 부담 보험료율은 낮아지는 구조로 장기요양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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