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 공기업들이 기후 변화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사회를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부터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사업까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점 추진하면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팔 걷어붙인 공기업
한국중부발전은 대표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과 풍력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부발전은 현재 텍사스주 내 대용량 태양광 프로젝트 두 개와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준공한 콘초밸리 태양광 사업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개발을 진행해 약 1100억원 규모의 국산 기자재를 수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지난달 13일에는 한화컨버전스 미국법인과 미국 신규 태양광 공동 유지·보수(O&M)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중부발전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개발 중인 350MW 규모의 태양광 사업에 양사가 공동 O&M 수행을 위해 본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양사는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 태양광 사업개발, 기자재 조달, 건설, 운영 및 유지보수 등 전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중부발전은 풍력 발전량 예측을 위한 기술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VPP 시스템을 통해 강원풍력발전소(98MW)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 등록시험에 합격해 이달부터 예측제도에 정식 참여한다. VPP는 전국적으로 분산된 에너지 생산시설을 관리·제어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최적의 전력공급 효율성을 내게 하는 개념상 발전소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VPP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발전량 예측 능력을 강화하고, 초고해상도 기상예보 기술을 활용해 이번 등록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선박에 경유 대신 친환경 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공급하는 LNG벙커링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0.5% 이하로 규제한 가운데 가스공사는 지난 2020년 자회사 한국엘엔지벙커링을 설립, LNG벙커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LNG 추진선박이 육상에 접안하지 않고 해상에서 LNG를 공급하는 ‘선박 대 선박’(STS) 방식을 비롯해 ‘트럭 대 선박’(TTS), ‘항만 대 선박’(PTS) 등 세 가지 방식으로 LNG를 공급하는 능력을 갖췄다. 작년에는 국내 조선·해운사와 힘을 합쳐 7500㎥급 LNG 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호’를 건조했다. 화물 하역과 동시에 LNG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LNG벙커링 동시작업(SIMOPS)’ 실증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STS 연료 공급을 위한 추가 정박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리 경영도 앞장
한국수력원자력은 수질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녹조와 부유물 발생, 수질오염 등 수질 관련 재해가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자 깨끗한 용수 공급을 위해 댐 유역 환경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한수원은 홍수 때 유입된 부유쓰레기를 적기에 수거해 2차 수질오염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각 관할 지자체와 부유쓰레기 처리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대규모 쓰레기 유입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춘천수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최근 팔당수력발전소까지 수차발전기 설비 내부에 사용되는 윤활제를 기름에서 물로 바꿨다. 이에 따라 기름 유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질오염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이같이 안전하고 깨끗한 댐 운영과 수질환경 관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 우수녹색기업 최우수상’과 ‘2024 물환경지킴이상’을 받았다.
한국서부발전은 사내 불공정 관행을 없애는 윤리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상·하위 직급간 골프금지, 승진제도 전면개편 사전예고 등 승진인사 4대 사항을 천명하고 현장점검을 통해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선 공기업 최초로 구글의 전자 익명 게시판인 ‘페들렛’을 도입했다.
서부발전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컨설팅을 주관한다. 또 외부 전문기관과 손잡고 2020년부터 ‘WP-안전등급제’를 도입해 지난해 23개 상주 협력기업의 안전 취약사례 353건을 바로잡았다. 특히 안전관리 취약 협력기업의 경우 1대1 안전 컨설팅을 지원하면서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매년 우수 협력기업과 근로자도 포상한다.
서부발전은 지난 2019년부터 중대재해 ‘제로(0)’를 기록하고 있다.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2022부터 2023년까지 연속으로 A를 받은 기관은 발전사 중 서부발전이 유일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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