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걸리면 도망이 답?"…'김호중 방지법' 나왔다

입력 2024-06-19 14:14   수정 2024-06-19 14:39



"술 마시고 운전하긴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됐다.

검찰이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김호중을 재판에 넘기면서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을 회피하기 위한 부적절한 행위가 실제 유효한 전략으로 확인되자 이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히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까지 발의됐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됐던 ‘김호중 사태’와 같이 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하고 추가로 음주해 음주측정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음주운전은 단순한 법규 위반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의도적인 추가 음주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사법절차를 고의로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술에 취한 상태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김호중을 구속기소 했다. 경찰이 지난달 말 김호중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포함했던 음주운전 혐의는 결국 기소 단계에서 빠졌다. 정확한 음주 수치를 확인할 수 없어 과거에도 음주운전 후 도주했던 이들을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할 수 없었던 우려가 이번에도 적용됐다.

검찰은 당시 김호중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 사고 당시 김호중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판단했다.

검찰 역시 "김호중 아파트와 주점 등의 CCTV를 분석해 김호중이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김 씨의 호흡 또는 혈액 측정에 의한 음주 수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법 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호중이 스크린 골프장, 식당, 유흥업소 등 여러 곳을 돌면서 음주했고 사고 이후 도주한 상태에서 머물렀던 호텔에서 캔맥주를 사는 모습 등이 포착되면서 사고 당시 음주 수치 측정은 불가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김호중이 음주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혈중알코올농도는 알아내지 못했다.

검찰은 "이번 사례를 통해 조직적인 거짓말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입법 미비가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의 허위 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등 사법 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호중 혐의에서 음주운전이 빠지며 대중들은 "앞으로 음주 단속에 걸릴 것 같거나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도망갔다가 17시간 후에 자수하라" 등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방송인 이창명 씨도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간교한 잔꾀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례가 이어지자 네티즌들은 "이런 걸 놔두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하나. 도주했을 때는 최대 형량으로 다스려야 이런 인간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 "형량이야 어찌 됐든 작게 받을 수 있겠지만 공인으로선 영원히 끝이다", "음주 행위 후 운전을 한 증거가 있는데 수치가 없어 음주가 아니다? 나라가 음주 회피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개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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