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의 텃밭인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지난 1~4월 한국 내 매출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앞세워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18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1~4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앱 내 매출이 가장 많았던 게임은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가 공급하는 ‘버섯커 키우기’였다. 이 게임은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방치형 게임 열풍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만 지난 1~4월 앱 내 매출 약 1억달러(약 1390억원)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두 번째로 수익을 많이 낸 모바일 게임은 중국 퍼스트펀이 개발한 ‘라스트워: 서바이벌’이었다.
매출 규모 상위 10위 모바일 게임 중 국내 업체가 공급하는 게임 비중은 50%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 게임사들이 MMORPG 6종으로 1~6위를 석권하며 상위 10위 중 80%를 차지했던 상황과 대비된다. 지난해 매출 1위였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3위로, 2위였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4위로 밀려났다.
센서타워 관계자는 “국산 MMORPG가 모바일 게임 시장을 차지해왔던 패턴이 달라졌다”며 “지난 1~4월 전략 장르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늘며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 시장 규모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2년 기준 58.9%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MMORPG의 인기가 식은 국내 대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했던 MMORPG인 ‘쓰론앤리버티’를 오는 9월 해외 출시하기로 했다.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이 타깃이다.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게임즈가 배급을 맡는다. 카카오게임즈도 오는 27일 ‘아키에이지 워’로 해외 MMORPG 시장을 공략한다. 스마일게이트도 같은 장르 게임인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을 내년 상반기 해외에 내놓는 게 목표다.
시장조사업체인 모르도르인텔리전스는 MMORPG 세계 시장 규모가 올해 253억달러(약 35조원)에서 2029년 422억달러(약 58조3500억원)로 5년 새 67%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5세대(5G) 이동통신이 이제 보급되는 단계”라며 “고사양 모바일 기기를 필요로 하는 MMORPG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한국과 달리 해외는 이 시장 생태계가 넓어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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