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코젠 창업자인 신용철 이사회 의장은 19일 “스웨덴 바이오웍스와 국내 최초의 레진 수출을 위한 공급의향서(LOI)를 체결했다”며 “품질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20~30%가량 낮추는 전략으로 시장을 뚫겠다”고 말했다.
레진은 바이오의약품을 정제할 때 쓰는 필수소재다. 정수기 필터처럼 세포배양액을 레진에 흘려주면 원하는 단백질만 걸러내준다. 레진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바이오 소부장 강자인 미국 싸이티바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바이오웍스는 싸이티바 관계자들이 설립한 스웨덴 소부장 회사다.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미코젠은 바이오웍스에 30억원어치 레진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한다. 오는 8월 본계약을 맺는다. 신 의장은 “국산 레진 기술력과 생산력이 글로벌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한 성과”라며 “올해 50억원의 레진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미코젠은 1300억원을 투자해 두 공장을 세웠다. 효율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100% 자회사인 퓨리오젠(레진), 비욘드셀(배지)도 설립했다. 지난 18일에는 인천 송도에서 레진·배지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전남 여수 레진 공장 생산 규모는 연간 5만L다. 송도 배지 공장 생산 규모는 연간 320t이다. 변장웅 퓨리오젠 대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정제 수율을 높이고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것이 최대 화두”라며 “수익성 싸움이 치열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업의 경우 국산 배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미코젠은 바이오 안보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진뿐 아니라 세포 배양을 위한 영양분인 배지도 핵심 바이오 소재 중 하나로 미국 써모피셔, 독일 머크 등 소수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바이오 원부자재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아미코젠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레진, 배지 등 바이오 소부장에서 내는 게 목표다. 지난해 전체 매출 1600억원 중 소부장 매출은 10억원 미만에 그쳤으나 2030년에는 레진과 배지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바이오 소부장에서 내는 게 목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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