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바디스 CEO "한국 기업 지속가능성 성과, 일본 평균 넘어섰다"

입력 2024-07-05 06:03   수정 2024-09-13 16:45

[한경ESG] 글로벌 CEO 인터뷰 - 프레데릭 트리넬 에코바디스 공동 창업자 겸 CEO



에코바디스(EcoVadis)는 2007년에 설립한 글로벌 최대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업체다. 에코바디스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을 활용해 대규모 기업의 공급망에 속한 파트너사들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준에서 비교 가능한 등급을 부여한다. 또 평가한 파트너사의 지속가능성 여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에코바디스는 최근 ‘탄소 행동 모듈(Carbon Action Module)’을 출시하며 스코프3로 불리는 공급망의 탈탄소화를 이끌고 있다. 〈한경ESG〉는 지난 6월 첫 방한한, 에코바디스 공동 창업자(Co-Founder)이자 CEO인 프레데릭 트리넬(Frederic Trinel)을 독점 인터뷰했다.

이번이 첫 방한인데, 한국에 온 이유는.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약 3000곳의 고객사가 있다. 일본(5000곳)이나 중국(1만5000곳)보다 적은 수지만, 최근 급성장 중인 데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이번 방한에서는 한국 기업의 지속가능성 증진을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생산성본부(KPC) 등 여러 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에코바디스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멜버른에 4개의 사무실이 있는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고객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오늘날 에코바디스가 공급망 관리에서 견고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는 많지만, 에코바디스는 기업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내리는 유일한 회사다. 회사 정관에 ‘목적 중심 회사’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우리의 목표는 ‘영향을 확산하는 것(drive impact)’이다.

우리는 단순히 평가 대상 회사의 데이터 포인트만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출처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해 다각도에서, 그리고 글로벌 수준에서 회사의 위치를 판단하고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론에 포함시킨다. 우리가 회사에 제공하는 피드백은 실행 가능하기에 실질적 개선을 촉진한다. 그것이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영향력을 확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니 흥미롭다.

“17년 전 공동 창업자이자 CO-CEO인 피에르 프랑수아 탈러와 함께 에코바디스를 시작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더 지속가능한 세상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accelerate the transition toward a more sustainable world)’이었다. 즉 모든 회사를 지속가능한 세상으로 이끄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전 세계의 많은 회사가 평가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많은 회사가 참여하게 될까?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
공급망에 속한 업체가 에코바디스 평가를 거쳐 개선의 여정을 시작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발주처가 조달처(공급망)로 금전을 투자하도록 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다. 우리의 비전은 무엇을 측정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지 말하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개념을 이해시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 에코바디스에서 현재 표준이 된 등급은 알려진 것이 없었다. 당시에는 공급망 전반에 걸친 공급업체의 ESG 성과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최고경영자나 최고 조달책임자를 설득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에코바디스 평가를 발주하고 평가를 받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금전을 활용하는 올바른 일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오늘날 185개국에서 매달 2300곳 이상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환을 가속화하고 싶다면 매우 좋은 도구이자 유용한 솔루션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같은 매우 큰 회사와 모든 산업, 모든 유형의 플레이어와 협력하고 있다. 우리의 방법론, 브랜드, 신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고 축적되며 글로벌 수준에서의 시장 확장이 더 쉬워졌다고 생각한다.”

이미 다양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기준이 있다. 에코바디스의 기준은 무엇이 다른가.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표준의 융합에 기여하는 것이고, 다양한 ESG 기준의 우산(umbrella)이 되고자 노력한다. 우리가 우산이라고 말했을 때, 우리가 방법론을 작업할 때, 우리는 존재하는 모든 다양한 표준의 우산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겐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유엔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유엔글로벌콤팩트 등을 검토하는 분석가들이 있고, 그들은 표준에 대한 논의에 참여한다.

표준 제정 기구들은 공급망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 우리를 찾는다. 우리는 많은 규정 제정 작업에도 참여했다. 에코바디스 직원 2000명 중 400명이 방법론팀에서 일하며,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규정의 진화, 표준의 진화, 모범 사례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최근 EU는 공급망 실사 법안을 냈다.

“최근 강력한 규제가 추진되고 있는데, 일부는 매우 복잡하다. ESG 공급망 실사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1250개나 있다. 엄청나지 않은가. 우리는 이러한 규정이 나오기 전에 이미 존재해왔다. 표준을 보면 정부는 우리와 다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는 세계적으로 공공이나 사기업 모두를 포함해 ESG를 평가하는 회사 중 가장 크다. 우리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회사가 에코바디스로 수렴되기를 바란다.”



실제 데이터를 통해 등급을 매기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선 직원 수, 규모, 산업을 보고 지역이 어디인지, 지점인지 본사인지, 법인인지 등을 파악한다. S&P, 무디스 같은 금융계 평가기관과 달리 우리는 평가하는 회사와 상호작용한다.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데, 데이터베이스에 8000개의 질문이 들어 있는 설문지를 보유하고 있다. 아동노동부터 탄소발자국, 비윤리적 사업 관행에 이르기까지 4가지 항목(환경, 노동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과 21가지 기준에 대해 경영시스템을 살펴본다.

이후 분석가들이 뉴스 모니터링과 우리가 수집하는 다른 데이터 소스와 대조한 후 해당 등급이 적절한지, 아니면 조정할지 결정한다. 2016년부터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신경망을 구축했으며,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통해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ESG 성과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흥미로운 점은, 한국 조직의 성과가 일본 기업의 평균 성과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질문은 한국 기업이 성숙도 여정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물론 한국에는 매우 성숙한 대기업이 있다. 하지만 시작 단계인 회사도 많다. 지속가능성 여정의 시작점에 있는 시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돌보는 것이 공급망이다. 먼저 자기 집을 청소(지속가능경영)한 뒤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속가능성 여정을 시작하는 국가에서 발견되는 현상으로, 시작 단계에 있는 기업이 많을수록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보다 성과가 낮을 수 있다.”

한국 회사들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엄격한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궁극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평가를 내린다. 따라서 한국 회사의 100점 만점에 60점은 브뤼셀에 위치한 회사의 100점 만점에 60점과 동일한 위험 또는 기회를 나타낸다. 기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관련한 매개변수가 많다.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한 적게 질문하되,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다.

우리의 평가는 회사의 사업, 규모,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지리적 위치가 중요한 건 전 세계적으로 법률과 규정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규정을 준수하지만, 전 세계 모범 사례보다는 수준이 낮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모범 사례 표준에 따라 회사 성과에 대한 객관적 견해를 갖는 것이다. 모든 국가의 성숙도가 같은 수준은 아니다. 이 점이 평가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이유다.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은 모범 사례의 글로벌 표준과 비교된다.”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먼저 회사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참여다. CEO가 기업 리더로서 전략, 사업 결정, 지속가능성 개념에 통합하는 것이 책임의 일부라고 정말로 믿는 것이다. 이는 회사 성과에 대한 일반적 성공 요인이다. 또 회사의 재무적 측면이나 품질에 대한 관리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ESG 전략과 관련한 적절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몇 가지 결과를 촉발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방법론적 프레임워크다. 3가지 정책 조치 결과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적절한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 이미 좋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왜 지속가능한 조달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가.

“위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의 성공에 중요할 뿐 아니라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공급업체의 성과를 살펴보면 더 나은 전략을 갖거나 필요한 곳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솔루션이 설계된 방식이다. 우리는 에코바디스 IQ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망에서 위험한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식별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다.

중요한 부분은 처음부터 큰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솔루션과 평가는 매우 실용적이고 포괄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e-러닝 콘텐츠와 함께 벤치마크 정보를 주어 회사가 스스로 개선 여정을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최근 에코바디스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급망 스코프 3(총외부배출량)의 탈탄소화를 위해 실행 가능한 관리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2가지가 있다. 첫째, 공급망의 탈탄소화다. 우리는 탈탄소 시장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이다. 이는 가장 주된 초점이다.

둘째는 공급망에 대한 ESG 실사에 대한 규정이다. 우리의 핵심 사업이고, 우리는 규정이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 또 규정을 통해 전환을 가속화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문제는 규정이 너무 제한적이고 엄격하면 회사가 반발하거나, 체크 박스에 체크만 하는 등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 영향을 지연시키므로 우리는 EU와 함께 브뤼셀에서 이 문제를 다시 해결하고 있다.”

탄소 행동 모듈을 출시했다.

”4년 전 탄소 행동 모듈을 출시했고, 현재 이 프로그램에는 6만 명 이상 파일럿 고객이 참여 중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공급업체의 탄소배출 계수에 대한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략의 두 번째 단계를 펼치고 있다. 5년 후, 에코바디스는 ESG 평가업체일 뿐 아니라 공급망의 탄소발자국 데이터를 제공하는 글로벌 공급업체로 거듭날 것이다. 스코프 3가 관건인데, 고객에게 1차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이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공급망의 탈탄소화를 어떻게 측정하게 되나.

”먼저, 탈탄소화에 대한 전략은 첫 단계로 해당 기업의 성숙도 수준을 살펴보고 탈탄소화에 대한 공급업체의 성숙도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공급업체들이 탈탄소화에 대해 알고 있는지, 뭔가를 시작하고 있는지, 장비가 있는지, 관리시스템이 있는지 등. 아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에 우리는 탈탄소화 전략 궤적이 어떠한지, 신뢰할 수 있는지, 실현 가능한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난 몇몇 회사처럼 2050년이나 2045년까지 넷제로를 이루고 싶다면 공급업체가 이 여정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탄소발자국의 80%가 공급망에 있기 때문이다. 이 탈탄소화 여정이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전반적 탈탄소화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숙도를 살펴본 후에는 범위를 정하기 위한 탄소 기본 데이터의 정규화, 검증에 집중한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안티 ESG 기조도 나오고 있다.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ESG에 관한 의견은 양극화되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ESG의 둔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지난 선거 때 미국에 살고 있었는데, 우리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안티 ESG 같은 기조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면이 있다. 모든 사람이 전환에 만족하지 않는데 어떤 주제에서는 약간 극단적이고, 어떤 부분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곧 다양한 의견이 정착될 것으로 본다.”

미래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ESG 관점에서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 전환 중이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우리가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장에는 항상 전환을 거부하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이니까. 단기 또는 중기적 이해관계에 반하기 때문이다. 종종 권력을 지닌 사람, 돈이 많은 사람, 전환 의지가 있는 사람 사이에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과 기업이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천성적으로 낙관주의자다. 젊은 세대의 엄청난 힘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전환이 더 가속화되기를 바란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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