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구' 닻 올린 부산…"1조 투자 기대"

입력 2024-06-20 18:33   수정 2024-06-21 00:59

대기업 지방 이전을 골자로 하는 기회발전특구에 부산시가 금융 부문으로 최종 지정됐다.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조건으로 29개 금융 관련 기업이 부산시에 제출한 1조원대 투자의향서가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금융 생태계 조성과 함께 지역 대학의 금융 역량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경북 포항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에서 부산이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최종 지정됐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정부 차원의 소득세·법인세 등 세제 지원과 기회발전특구 펀드 운용 등 재정 지원 혜택이 제공된다.

부산시는 남구 문현금융단지와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 2단계 부지 등 총 76만976㎡가 특구 지역으로 지정됐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운영사인 부산비디엑스와 BNK자산운용, 코스콤 등 세 개 앵커기업을 포함해 총 29개 금융 관련 기업이 1조4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시는 △디지털금융 △글로벌금융 △해양파생금융 △금융 연구·개발 △정책금융 등 5개 부문에 특화된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투자 기업에 최대 33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문현금융단지에는 부산비디엑스 등 디지털 금융 관련 기업 20곳이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본사 이전 및 지점 설립을 계획 중이다. 코스콤은 해양파생금융 분야에서 파생공동 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조성 중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3단계 사업은 2025년 준공 이후 역외 기업 20여 개를 비롯해 총 180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다.

스타트업 차원의 금융 비즈니스는 벌써 활기를 띠고 있다. BIFC의 스타트업 보육 거점인 부산 핀테크 허브에서는 국내 대형 보험사와 연계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개발, 선박 탄소배출권 시장 공략 등 관련 금융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BNK벤처투자 등 BNK금융은 지주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지역 대학의 금융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연간 몇 명의 금융 관련 인재 육성’으로는 금융 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학의 금융 연구와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며 “깊이 있는 금융 연구 용역을 수행할 대학이 부족한 데다 투자 운용역 등 실무에 적합한 인재 배출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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