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저평가돼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종목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공지능(AI)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ESG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가운데, ESG 종목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인해 저평가 종목으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어서다.
네덜란드의 최대 운용사인 로베코자산운용의 조슈아 크랩(Joshua Crabb)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ESG 해법을 위한 솔루션을 주는 곳”이라며 “한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ESG 문제에 대해 관심이 낮지만 EV 차량 배터리 주요 공급 국가이기도 하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ESG적 관점에서 실제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 규모는 17%가 증가했고 올들어 지속가능 채권 발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투자 받는 자산 및 구매되는 내구 소비재 규모는 1조769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는 클린 에너지 공급망 투자(1350억 달러)에 비해 역대급 규모다.
그는 “이전에는 ESG가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ESG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염두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슈아 대표는 자사주 매입 증가 등 한국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기조가 확산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은 밸류업 추진으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추가수익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최근엔 주주환원과 밸류업을 위한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한발짝 다가섰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시아 주식이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밸류업 정책을 시행하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베코자산운용은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1929년에 설립됐다. 1995년부터 지속가능 투자를 시작한 지속가능 투자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로서 지속가능성과 펀더멘털, 그리고 정량적 리서치를 통합하여 기관 및 개인 투자자에게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폭넓은 액티브 투자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2024년 3월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2,10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2,060억 달러의 자산이 ESG 통합 투자로 이뤄졌다. 2017년 12월 로베코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바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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