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구교환은 영화 '탈주'의 개봉을 앞두고 "자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이어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크랭크업했을 때 저에게는 찾아온다. 크랭크업 날 감독과 이제훈과 만났을 때 영화를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이제훈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구교환이 출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공부하며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옆에 두지 않고 얘기하는 학도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 캐스팅 순위에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교환은 이제훈을 두고 시나리오를 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분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는데 제게도 호감이 있다니 기분이 좋았다"며 "영화에서 상대방과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구교환은 이 작품에서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나 현재는 보위부 소좌로 살고 있는 현상을 연기했다.
그는 어린 시절 알고 지낸 규남을 보호하다가 규남의 진짜 탈주가 시작되자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기를 쓰고 추격한다. 보위부 장교의 위압적인 존재감과 어릴 적 알던 형의 다정함, 집요하고 무자비한 추격자의 모습을 자유롭게 오간 구교환은 유머와 냉소, 잔혹함과 천진함 등 입체적으로 인물을 그려냈다.
이제훈에 대해 구교환은 "'파수꾼' 부터 시작해서 태풍 같은 배우"라며 "넓은 스펙트럼을 가졌고 장르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오래 지켜봤기 때문에 함께 신을 만드는 데 어색함이 없었다. 관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 제 호감과 애정을 가지고 와서 현상 캐릭터에 넣으면 돼서 규남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장면을 대하는 집중력과 몰입. 그것만큼 배우에게 중요한 게 없다. 이제훈의 순간적인 집중력이 너무 좋았다. 초반 차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얼굴 붙이기가 쑥스러운데 오랜만에 만난 옆집 동생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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