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펀드 칼라일, 에너지 대기업 세운다

입력 2024-06-21 13:52   수정 2024-06-21 13:5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이 지중해 연안의 석유가스 프로젝트들을 아우르는 에너지 대기업을 세운다.

칼라일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상장사 에너지안으로부터 이탈리아, 이집트, 크로아티아에 걸쳐 화석연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인수해 지중해 중심의 에너지 기업을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가액은 잠정적으로 8억 2000만달러다. 이중 5억달러 가량은 현금으로 즉시 지불되고, 나머지는 성과 기준에 따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 경우 인수액이 최대 9억4500만 달할 수 있다.

칼라일은 "인수 자산에서 현재 생산되고 있는 일평균 3만4000 배럴의 석유를 5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중해 해역의 해상 유전에서 가스를 생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칼라일은 새로 설립되는 회사에 영국 석유 대기업 BP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칼라일이 소유하고 있는 콜롬비아 석유 생산기업 시에라콜의 의장직도 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칼라일은 블랙록 등 다른 경쟁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화석연료 투자에 발을 빼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관련 자산 거래를 늘려왔다"고 전했다. 칼라일은 2017년 프랑스 기업 엔지로로부터 북해와 인도네시아 등의 석유가스 자산을 39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넵튠으로 바꾼 뒤 지난해 이탈리아 기업 에니에 49억 달러에 매각했다. 칼라일은 "우리는 화석연료 사업부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탄소배출량을 줄여 자산 가치를 높인 뒤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안은 이집트 등 지중해 연안의 석유가스 자산을 2020년 에디슨 E&P로부터 2억84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마티오스 리가스 에너지안 CEO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이스라엘에서의 주력유전 운영과 모로코에서 발견한 새로운 유전, 그리스의 탄소포집저장(CCS)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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