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전통문화 유산을 널리 알리고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높여온 '유네스코 문화 탐방'사업이 올해는 외국인 인플루언서와 협업으로 진행된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사업을 오는 22일부터 11월까지 총 8회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2023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경남 김해 가야고분군을 시작으로 백제역사지구, 해인사장경판전, 한국의 서원 등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문화유산과 연계해 문체부의 '로컬100'에 선정된 삼례문화예술촌과 동의보감촌도 방문한다. 외국인인플루언서 등 여론 주도층을 중점 참여 대상으로 정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우수성과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가야고분군 탐방에서는 외국인 인플루언서와 외국인 학생들이 가야역사를 살펴본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의 능을 방문하고, 가야 시대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악기인 가야금도 배워본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과 옛 가야 지구의 천연 늪지를 활용해 만든 함안연꽃테마파크도 방문한다. 참가자들은 옛 가야 지역을 탐방한 후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문체부는 "가야 고분군 탐방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야의 역사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출신 숏폼 콘텐츠 제작자 미나 씨는 "처음 한국에 온 계기는 K드라마의 영향이 컸는데 한국 생활 4년 차인 지금은 한국 고유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더 깊게 빠져들어 있다"며 "한국 역사 속에서도 잊힌 국가로 표현되는 가야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있을지 벌써 궁금하다"고 말했다.
세계유산학을 전공하는 필리핀의 파멜라 씨는 "한국의 국가 유산은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가야 문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문화유산인 '가야고분군'을 직접 탐방할 기회가 생겨 매우 기쁘다"고 했다.
문체부는 이번 가야고분군 탐방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7회 더 진행한다. 인플루언서, 대사관과 국제기구 근무자, 주한 외국인과 연계된 미디어 소속 인사, 외신기자 등이 참여해 백제역사유적지구, 논산 돈암서원, 해인사, 하회와 양동마을 등을 방문해 한국의 역사를 알아보고, 한국문화를 즐길 예정이다. 특히, 올해 마지막 탐방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장담그기를 주제로 진행한다.
용호성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올해 '유네스코 문화탐방' 사업은 한국학 등 관련 유학생 전공자는 물론 인플루언서, 커뮤니티 운영자 등 지속적으로 한국 관련 정보와 경험을 확산할 수 있는 여론 주도층에게 한국의 매력 있는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자 기획했다"며 "각 나라의 참여자들이 독창적인 콘텐츠로 우리 문화유산과 지역문화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이를 통해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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