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공직자냐"…민주당, 증인선서 거부에 분노

입력 2024-06-21 16:13   수정 2024-06-21 16:43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면서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이 전 장관과 신 전 차관, 임 전 사단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을 보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며 "위원들이 뭘 물어볼 줄 알고 전체를 다 거부한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증인 세 분은 공직에 계셨던 분 아닌가. 일반인이 재판받으러 온 게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온 게 아니라 공직에 있었던 일 때문에 온 거 아닌가"라고 물으며 "이 자리에 채 해병 유족들이 보고 있고, 군대를 보낸 부모와 가족들이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인 선서를 하고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이 있으면 그때 거부해도 되는 걸 선서는 안 하고 증언을 하겠다, 처벌 안 받으니 거짓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하겠다, 이게 공직자로서 국민 앞에서 할 말이냐"라고 언성을 높이며 책상을 쾅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뭐하자는 것이냐. 뭘 질문할 줄 알고 선서를 거부하겠다는 거냐. 당신들이 공직자 맞냐. 국민들에게 사실을 고해야 할 공직자 맞냐"고 분노를 쏟아냈다.

법사위원들은 이들의 증인 선거 거부에 대한 고발 조치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용민 위원은 "선서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증언을 거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증언 자체에 대해서 위증죄 처벌을 다 피해 가기 위해서 선서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에 이들에 대한 고발 조치 의결을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 발언할 때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발언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도 면책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특히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경우) 증인 선서 거부에 대한 죄를 따로 묻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말했는데 오늘 증인 선서를 하지 않은 것은 거짓 진술을 하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은 받아들일 것"이라며 "순직 해병은 이 장관과 신 전 차관, 임 전 사단장의 부하인데, 어떻게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는지 정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전현희 의원은 "위증죄를 면하기 위해 선서를 안 하는 꼼수로 변호인들의 조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단지 한순간을 회피하려고 하다가 더 큰코를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병대원사망사건진상규명 TF 단장을 맡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범인들만 증인선서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파렴치한 행태"라면서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국민의힘이 말한 보수정당의 가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통령까지 수사할 수 있는 특검 밖에 답이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반드시 해병대원 특검법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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