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이번주(24~28일) 코스피지수가 2800선 안팎에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실적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기대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의 대선 첫 TV 토론과 유럽의 정치 불안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23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 등락 범위를 2750~2880으로 제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이 잦아들고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시기라는 점에서 상승여력을 더 크게 점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완만한 하향 안정세, 미 Fed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 연방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은 기업실적 호조 전망이 모이고 있다"며 "'에브리싱 랠리'(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의 조건이 재차 성립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마이크론의 3~5월 실적 발표가 한국 주식시장의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가(BoA), 스티펠, 웨드부시 등 미국 증권사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범용 반도체 판매가격 상승을 반영해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도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때 4.6%를 넘어섰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 수준이 내려간 데 더해 달러 강세 압력도 진정되면 증시는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발표될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도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종합 PCE 지수와 근원 PCE 지수 상승률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각각 2.6%다. 4월 대비 둔화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정치 이벤트는 증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우선 유럽에서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우파 정치세력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세하면서 정치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총선이 치러진다. 유럽의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유로화 약세는 국내 증시엔 악재인 달러 강세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에 출마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이 27일 열린다. 김 연구원은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는 후보 자격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이 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지는 경우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주에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집계한 미국과 유로존의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21일),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미국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25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27일), 한국의 5월 산업활동동향(28일) 등이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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