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 환구단 앞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하베크 부총리는 “이번 방한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며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동향 등을 이해하도록 도와 한·독 양국 경제계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500개 넘는 독일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다음에 방한할 때는 투자기업 수가 550~6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한국과 독일 기업들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한국과 독일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두 나라 모두 수출에 의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고자 노력하고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려고 힘쓰는 나라”라고 했다.
유럽이 강점을 보이는 친환경·에너지 분야 협력 의지도 드러냈다. 하베크 부총리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에너지 시스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유럽에서 친환경 기술과 탄소중립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에서 시행 중인 핵심원자재법(CRMA)과 배터리법을 언급하며 “향후 한국과 독일 간 무역이 방해받지 않으려면 한국도 재생에너지 공급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상 풍력 분야 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베크 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두고 “대가가 없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무기 지원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또 다른 가능성과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에 포탄 등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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