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단타 친 개미, 신용잔액 20조원 넘어

입력 2024-06-21 18:36   수정 2024-06-22 01:45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빚을 내 널뛰는 테마주를 사들인 뒤 하루 만에 파는 ‘단타족’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209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만 2조7000억원가량 늘어나며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고 남은 금액이다. ‘빚투’(빚을 내 투자)로도 불린다. 주가가 하락하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되기 때문에 고위험 투자 전략으로 분류된다.

빚투 자금은 테마주로 향했다. 아이폰16 테마주로 언급되며 급등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HB테크놀러지와 동해 유전 테마주 디케이락의 신용 거래 비율이 각각 9.0%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는 주식 보유 기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 거래량은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주식을 매수한 날 바로 되파는 ‘단타 매매’가 절반을 훌쩍 넘겼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71.3%로 외국인(17.8%)과 기관(10.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공조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84%로 가장 높았다. 자동차 냉각 계통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공조는 최근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최근 1개월간 주가가 70% 넘게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씨씨에스(79%)와 신성델타테크(73%) 등 초전도체 테마주의 당일 매매 비중이 높았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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