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체 일방적 주장, 변경 검토"…伊 '소녀상' 무슨 일?

입력 2024-06-22 09:50   수정 2024-06-22 10:1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는 이탈리아 스틴티노 시장이 소녀상 비문 문구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은 21일(현지시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방적 주장이 비문에 적혀있다"며 "문구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스틴티노시에 설치해 22일 공개되는 소녀상 옆 평화비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군대의 성노예로 삼았으며, 소녀상은 이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상징이라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발레벨라 시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부가 부족했다"며 "일본만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는 발언도 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의 입장을 병기한 비문으로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구 변경 시기는 한국 대사관으로부터도 이야기를 들은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녀상은 여성에 대한 전쟁 범죄에 대한 보편적인 비판의 마음을 담고 있다"며 정치 이용으로 문제화되지 않는 한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지난해 12월 스틴티노시에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으며, 발레벨라 시장이 곧바로 "우리 영토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을 환영한다. 인류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낙인찍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틴티노 소녀상은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 이후 공공부지에 두 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다. 반면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은 철거 위기에 놓였다. 베를린 미테구청은 지난 18일 "특별 허가가 한 차례 연장됐고, 이후에는 문구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용인하는 상태"라며 "협의가 실패해 더 이상 허가를 연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9월 28일 이후 철거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미테구 좌파당은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논의했고 소녀상의 앞날에 대한 제안을 들었다. 그러나 구청은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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