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쓴 두 선수가 ‘포천퀸’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박지영(28)과 박현경(24)이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공동 선두에 오르면서다.
박지영은 22일 경기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4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쳐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타를 쳤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박지영은 박현경과 함께 3타 차 공동 선두에 올랐다.
3라운드를 마친 뒤 만난 박지영은 “오늘은 (1·2라운드와 달리) 덥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비가 초반에 많이 와서 조금 고생을 했다”며 “엄청난 실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아서 다행인 날이었다”고 말했다.
박지영은 이날 몇 차례 미스샷으로 진땀을 뺐다. 특히 후반 10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깊은 러프로 보냈다. 내리막 언덕에서 어렵게 공을 쳐야 했고 백스윙이 나무에 걸리자,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공을 보낸 뒤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지켰다. 박지영은 “전반 8번홀에서 티샷을 잘못 친 뒤 마음을 내려놓고 쳤다”며 “최대한 해보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는데 파세이브를 해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맹장 수술 후 일주일 전 복귀한 박지영은 사흘 내내 진통제를 먹으면서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는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버틴 것 같다”며 “진통제는 계속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은 마지막 최종 라운드에서 박현경, 정윤지(24)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대결한다. 시즌 3승째이자 통산 10승에 도전하는 박지영은 “우승은 정말 하고 싶지만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욕심은 없었다”며 “내일 하루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박지영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서는 박현경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전반에 4타를 줄이며 한때 단독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후반 10번(파5)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마지막 17번(파4)과 18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마쳤다.
박현경은 “경기 초반에 비가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타수를 많이 줄였기 때문에 마무리까지 잘 이어질 수 있었다”며 “연속 보기 때는 모두 짧은 퍼트를 놓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마무리가 좋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박지영은 한국토지신탁 골프단 소속인 박지영과 1·2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번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우승 경쟁이다. 박현경은 “지영 언니와 2라운드 끝나고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만나자’고 인사했는데, 진짜 현실이 됐다”며 “언니와는 작년과 올해 통틀어 가장 많은 플레이를 했고, 잘 알기 때문에 즐겁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현경은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 우승 이후 1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노린다. 그는 “지금 샷과 퍼팅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으로 해볼 것 같다”며 “저는 욕심을 내면 안 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내일 기자회견장에서 다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윤이나(21)는 이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3위(7언더파)가 됐다. 홍진영, 김민주와 함께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경기하는 그는 “3타 차가 크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보겠다”며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는 만큼 더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2라운드까지 2타 차 공동 5위였던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6)도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공동 7위(5언더파)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는 그는 “오늘은 정말 아쉬웠다”며 “마지막 날 열심히 밀어 올려보겠다”고 대회 3연패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포천힐스CC=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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