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금고를 훔쳐간 용의자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지난 22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서는 구하라의 금고 도난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구하라의 49재를 치르고 이틀이 지난 2020년 1월 13일 밤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유품 일부를 정리해 동생이 살던 청담동 집을 비웠는데, 뒤늦게 2층 옷방 안쪽에 있던 동생의 개인금고가 사라진 걸 알게 됐다고 한다.
다른 귀중품들은 그대로 있었던 반면 평소 옛 휴대전화를 보관해두던 금고만 사라진 것. 구하라의 오빠는 "고인의 물건을 훔쳐간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된다"고 분노했다.
유족들은 경찰에 신고했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미제 편철' 결정이 나면서 수사가 마무리 됐다. 미제 편철은 경찰이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것이다.
'그알'은 화질 개선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을 특정해 나갔다. 화질을 개선하자 범인이 왼쪽 귀에 귀걸이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당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며 근시 교정용 오목렌즈의 안경을 착용했다고 추측했다.
이어 공개된 몽타주에 따르면 용의자는 갸름한 얼굴형에 오똑한 코를 가졌고, 키는 170cm 후반으로 추정된다. 몽타주 전문 수사관으로 유명한 형사는 "턱이 길고 광대뼈가 조금 돌출됐다"고 전했다.
당초 도둑은 면식범으로 추정됐으나, '그알' 제작진은 집 비밀번호를 아는 누군가에게 범행을 사주받은 전문 청부업자 또는 심부름센터 업체 사람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범인이 디지털 숫자판을 활성화시키지 못해 몇 번 번호를 누르다 포기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이에 전문가는 범인이 비밀번호를 알았지만 도어록 사용법을 몰랐던 것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최근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공개한 다큐멘터리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공익 제보자가 구하라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버닝썬 게이트와 도둑맞은 금고가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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