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서쪽 서계·청파·공덕동에 밀집한 노후 빌라촌이 총 7000가구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새롭게 지어지는 단지를 아우르는 입체 보행로를 설치해 서울역의 활력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들 단지에선 남산 조망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서계동 33 일대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 구역은 최고 39층, 2900가구 내외(오피스텔 250가구 포함)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인접 지역인 청파동과 공덕 일대로 연결되는 보행 녹지축도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역(서측)~청파로(공원)~단지 내 중앙마당~만리재로(공원)로 이어지는 동서 보행녹지축, 서울로7017~만리재로(공원)~효창공원으로 이어지는 남북 보행녹지축을 통해 지역 주민은 쾌적한 녹지 보행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단지 중심부에는 구릉지(Hill) 지형을 극복하는 원형(Ring)의 입체 녹지보행로인 그린 힐링(Green Hill-Ring)이 배치된다. 단지 중앙은 탑상형 39층 주동을 중심으로 고층, 학교에서 가까운 남쪽은 중저층을 위주로 배치했다. 단지 동서·남북 방향 공공보행통로와 연계해 남산 조망이 가능한 경관도 창출할 계획이다.
단지 동서와 남북 녹지축이 교차하는 중앙마당에 주민의 휴식공간과 남산 조망 명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최고 40m에 달하는 지형 단차를 고려해 단지 내 엘리베이터, 경사로 등 수직동선도 설치하기로 했다.
청파로변 공원(하부)과 도서관(상부)을 입체적으로 배치해 주민여가와 문화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 등이 거주할 수 있는 공공기숙사 부지도 계획했다. 만리재로변에는 지역에 많은 1~2인 가구를 고려해 오피스텔과 비주거용도를 두기로 했다.
이 구역은 경부선 지상철도 때문에 서울역 동쪽 도심부와 도로와 보행로가 모두 단절돼 있다.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도 부족해 재개발에 대한 주민 의지가 크다. 1990년대 주거환경개선사업, 2010년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등을 추진하며 정비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효과는 없었다는 평가다.
그 동안 노후도를 충족하는 주택이 전체의 87%에 달할 정도로 낡았다. 최고 40m의 단차 때문에 도로가 끊어져 있고 불법주정차가 심해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역에서 공덕역 방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총 7000여 가구 새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공덕동 115의 97 일대는 지난달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청파동1가 89의 18 일대와 공덕동 11의 24 일대는 다음달 정비구역 지정이 목표다. 서울시는 서계동 33 일대의 빠른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기획 단계부터 정비구역 지정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말 정비계획 열람공고가 개시된 상태다. 연내 정비구역 지정이 예상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서계동 33 일대는 신통기획 대상지 4개소를 연계해 ‘하나의 지역’으로 통합 계획한 신속통합기획의 대표 사례”라며 “서울역 일대 변화와 함께 보행·녹지·남산경관을 모두 누리는 도심 대표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향후 절차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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