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州에 둘러싸인 'LG 전진기지'…구광모 직접 찾았다

입력 2024-06-23 16:26   수정 2024-06-24 00:30


LG그룹은 총수인 구광모 ㈜LG 대표(회장·사진)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을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미래 준비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구 대표의 주요 행선지는 테네시였다.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는 켄터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아칸소 미주리 8개 주와 경계를 맞댄 요충지다. 교통과 물류에 강점이 있어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점찍었다.

LG 역시 테네시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았다. 2018년 말 LG전자가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도 테네시에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짓고 2026년부터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양극재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LG전자 테네시 공장을 찾아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 정규황 북미지역대표(부사장) 등과 함께 북미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이곳은 지난해 북미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는데 구 대표는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건조기 생산 라인을 살펴봤다.

이어 얼티엄셀즈 2공장도 방문해 북미 전기차 시장 전망과 주요 고객사 동향에 대해 설명을 듣고 배터리·양극재 등 전장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계획 및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가자”고 주문했다.

구 대표는 또 LG그룹 차원에서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인공지능(AI) 등을 살피기 위해 최첨단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맡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방문해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모델이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LG 사업장 외에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직접 찾아가 AI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을 세심하게 체크했다.

LG 측은 “구 대표가 이번 현장 경영에서 LG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까지 찾아 AI 생태계 전반을 살핀 것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이번 북미 현장 방문 중 직원들과 만나는 총 6차례 자리에서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격려한 뒤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나가자”고 거듭 당부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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