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뷰티·패션…진격의 'K웨이브'

입력 2024-06-23 18:16   수정 2024-06-24 01:50

이달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있는 코스트코 매장. 현지 소비자들 카트엔 분홍색 라면 봉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한때 이곳에서 품귀 현상을 빚은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다. 요즘 인기 절정이라는 냉동김밥은 판매처인 트레이더 조스와 H마트에서 모두 품절이었다. 월마트, 크로거 등 주류 마켓 매대엔 다양한 김 제품이 깔려 있었다. 2~3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렵던 김이 이젠 대형마트에 없어선 안 될 필수 상품이 된 것이다.

K팝, K드라마 등 콘텐츠로 시작된 ‘K웨이브’가 푸드 뷰티 패션 등 스타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K뷰티의 열풍은 K푸드 이상이다. 중소 뷰티기업들은 콜마 코스맥스 등 한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에 맡겨 생산한 색조·기초화장품을 앞세워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주류 시장으로 영토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1300여 개 CJ올리브영 매장에서 K뷰티 제품으로 경쟁력을 검증받은 제품들이다. K스타일의 세계적 확산은 숫자가 보여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화장품·패션 수출액은 238억6400만달러(약 32조9200억원)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196억4700만달러)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K웨이브는 코로나19 시기 ‘집콕’하며 넷플릭스 K드라마를 접한 세계인들이 한국인이 먹고, 바르고, 입는 스타일에 관심을 두면서 증폭됐다. 전문가들은 식품·뷰티·패션 기업들이 이 트렌드에 잘 올라타면서 한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K웨이브라는 소프트파워를 키워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지금의 K웨이브는 거대한 파동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이 기회를 잘 활용해 K푸드, K뷰티, K패션을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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