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에 최첨단 딥러닝 기술을 접목하다: 마키나락스 [긱스]

입력 2024-06-24 11:03   수정 2024-06-24 13:49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마키나락스의 윤성호 대표는 미국 MIT에서 입자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 중 스위스에 있는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CERN)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엘리트이다. 그는 당초 과학자나 교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역 의무로 삼성전자에서 일하게 되었고, 반도체 제품 생산 실무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에서 의무 복무 기간을 마친 후, SK텔레콤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며 반도체, 에너지 분야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했다.
MIT 물리학 박사의 창업
2017년에 들어서 미국의 한 반도체 장비 회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장비의 이상 여부를 탐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무렵,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는 윤대표에게 영주권을 포함한 스카웃 제안을 했다. 이 스카웃 제안은 창업의 계기가 되었다. 윤대표는 AI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다른 회사에서도 있을 것이고, 우리 팀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곧바로 심상우 CTO, 임용섭 CDS, 이재혁 CCDO와 함께 인공지능이 최고라는 뜻의 '마키나락스'를 창업했다.

SK텔레콤에서는 윤대표를 붙잡기 위해 여러 제안을 했지만, 그의 창업 의지는 확고했다. SK텔레콤은 윤대표가 창업한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회사 가치 평가는 외부 투자 조건에 맞춰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윤대표는 D2 스타트업 팩토리와 현대자동차로부터 각각 5억 원, 4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가장 많은 투자를 원했던 SK텔레콤은 9억 원을 투자했다. 최종적으로 SK텔레콤 인사팀은 스타트업 실패 시 회사 복귀 옵션을 제시하려 했으나, 윤대표는 안전망 없이 진정한 인생을 걸고 창업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SK, 현대, LG, 한화, GS 등 전략적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지난해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340억 원에 달했다. 마키나락스는 '2023 세계 100대 AI 기업 (CB Insights AI 100)'에서 제조 AI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되었으며, 올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345개사 중 국내 유일하게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마키나락스는 일반 대상 AI 서비스보다는 제조 등 전통 산업 현장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생산 공정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달인 중 '기계가 운다'며 귀신처럼 결함을 잡아내는 이들이 있는데, 마키나락스 기술은 이런 기계 우는 소리를 최대 5일 전에 미리 들을 수 있는 달인 중의 달인이라고 볼 수 있다. 마키나락스 솔루션은 PLC, MES 등 여러 설비를 통해 온도, 압력, 전류 흐름 등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AI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상징후에 대한 경고를 보내줄 뿐만 아니라 고장의 원인과 조치에 대한 알람을 현장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마키나락스는 배터리, 화학,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분야 등 50여 개 기업에 5천 여개 AI 모델을 배포하고 운영하며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키나락스 시스템의 오탐률은 5% 미만으로 매우 낮다. 마키나락스는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심층 학습(Deep Learning),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등 인공 지능 개발 역량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비 이상을 탐지하는 것은 물론, 기계 제어 최적화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의 화재 예방과 같은 서비스로도 확장하고 있다.
첨단 자동화 공정 및 AI 활용
첨단 자동화 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공장이 갑자기 멈추면 하루에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손실을 막기 위해 공장과 공정에 수많은 센서가 설치되어 있으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과거에는 문제 발생 시 수천 명의 인력이 데이터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만약 장비가 이상한 상태에서 계속 생산이 이루어지면 수개월 후에 모든 제품이 불량으로 판명되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습된 AI를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기계와 설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여 끊임없이 이상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한 기판 업체에서 최적의 소자 배치 순서를 강화학습시켰는데, 과거 10년 동안 이루었던 성과를 단 8주 만에 달성했다”며 AI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윤대표와 심상우 CTO가 처음 한 회사의 제조 공정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고 방문했더니 서버실에 빨래가 널려 있었다. 체력 단련실 한쪽 구석에는 먼지가 쌓인 서버가 있고 의자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두 사람은 의자도 없이 몇 시간 동안 서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지금은 제조사들도 센서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클라우드나 내부에 온프레미스 서버를 갖추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데이터 관리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

다행히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회사 규모도 빠르게 성장했다. 윤대표는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제품화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루닛의 백승욱 대표를 만나 루닛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를 영입했는데, 그 이후 회사가 동아리에서 실제 회사로 변모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합류 이후 제품 기획 및 출시를 통해 회사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윤대표는 이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프로덕트 매니저를 채용했고, 그동안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반성했다. 또한,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주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게 되었다.
마키나락스 런웨이 플랫폼: 기술적 부채 해결
마키나락스는 지난해 11월, 1년 6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드디어 '런웨이(Runway)' 플랫폼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마키나락스가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된 경험의 집합체이며, 데이터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협력하여 AI 모델을 개발, 학습, 배포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 연결, 쉬운 데이터 수집, 모델 개발 도구, 통합된 개발 및 운영 환경,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유연한 배포 옵션 등을 통해 인공지능 개발 및 적용 시간을 단축하고, 모델 운영 효율성을 높이며, 협업 및 관리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제품의 장점이다.



이러한 플랫폼의 필요성은 구글이 인공지능 분야 최고의 학회인 N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되었다. 그림 1과 같이 AI 모델은 업데이트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AI는 매우 복잡하여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구글은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 부채'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발표했다.

마키나락스의 런웨이는 이러한 개념을 활용한 플랫폼 제품이다. 자체 MLOps 환경 구축 및 런웨이 개발 이후 AI 모델의 재현성과 확장성이 크게 증가했다. 제조/산업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배포된 모델 수도 함께 급증했다. MLOps 도입 전 후 산업 현장 AI 모델 배포 수는 2019년 1개, 2020년 2개, 2021년 456개(자체 MLOps 구축 시점), 2022년 3,363개(Runway 개발 및 적용), 2023년 4,030개에 달했다.


그림 2의 마키나락스 런웨이 활용 사례를 보면, 산업 전반적으로 AI 모델 관리 및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런웨이를 통해 마키나락스 고객들은 모델 배포 작업을 단축하고 전문 인력 투입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플랫폼의 장점은 SAP ERP와 유사하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SAP ERP 시스템의 상용화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기업용 인공지능(AI)도 설계, 생산, 검증, 출하 등 제품 생산과 관련된 주요 과정 전체에 활용되며 ERP와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런웨이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마키나락스, 제조업의 챗GPT를 만들다
마키나락스는 AI 스타트업 중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제조 데이터에 접근하여 AI를 적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축적된 지식은 100개 이상의 특허로 구현되었다. 제조 강국인 한국에서, 풍부한 제조 데이터 경험과 현장 전문가의 도메인 지식을 녹여내 범용 인공지능인 ChatGPT가 따라올 수 없는 가장 똑똑한 제조 AI를 만들어낸 셈이다.

마키나락스는 이러한 알고리즘 생성 과정을 활용하여 공정 자동 관리 및 생산 로봇과의 연계, 물류 및 공급망 관리 등으로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반도체 제조, 자동차, 배터리 등 제조 계열사를 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 협력하여 글로벌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AI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을 응원해본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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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한경 공동기획 글로벌 AI스타트업 사례연구]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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