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0시 축제로 맛보는 대전 매력

입력 2024-06-25 08:31   수정 2024-06-25 08:42

1904년 문을 연 대전역은 오늘날에도 대전을 만남의 장소로 정의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흥겨운 미션을 수행하듯 성심당의 핫한 케이크를 구하기 위해 새벽 일찍 대전으로 길을 나서는 사람도 있고, 칼칼한 두루치기에 칼국수, 그 소박한 한 끼를 위해 대전 가는 기차에 몸을 싣기도 한다. 이밖에 대전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오는 8월 9~17일 대전에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대전 0시 축제*’가 열린다. 대전 시민을 비롯해 여행객의 발길을 밤새 묶어둘 대전의 매력은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일까? 밤새 알아가고픈 대전의 매력을 탐했다.



대전 여행의 묘미는 대전역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 시간이 넉넉지 않다면, 대전역 일대를 빠르게 스캔해보자. 걸어서 5분 거리에는 소제동 철도관사촌, 그야말로 온고지신의 매력을 갖춘 필수 코스가 포진해 있다.



대동천 돌 징검다리를 사뿐히 건너가면 나지막한 담벼락 너머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오래된 집들이 보인다. 아늑한 마당에는 여러 명의 주인을 맞이한 고목이 꼿꼿이 서 있고, 행인들은 까치발을 들어 새로운 옷을 입은 옛집을 바라본다.



대전역 동쪽에 자리한 철도관사촌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40여 채의 관사로 이뤄져 있다. 남쪽과 북쪽에도 관사촌이 형성됐으나 변화하는 시간 속에 사라지고, 소제동 철도관사촌만이 복원과 보존의 움직임이 커짐에 따라 옛 모습을 남기게 되었다.



마치 디즈니의 만화영화처럼 퇴색한 건물에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젊은 사장님들이 자리를 잡자, 관사촌은 둘도 없는 힙한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기와지붕 아래 통창, 마당의 나무 덱과 하얀 파라솔, 격자창의 나무문까지 어제의 시간에 생기를 더한 각 공간에서는 솜씨 좋은 바리스타의 커피와 목청 좋은 직원들이 가져다주는 따듯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자연 속에 삶, 삶 속에 자연

대전역에서 불과 10km 거리에는 나만의 고요한 사색이 이뤄지는 대청호오백리길이 기다리고 있다. 대전 동구·대덕구와 충북 청원·옥천·보은에 걸친 220km 둘레길은 자연 속에 삶, 삶 속에 자연이라는 아름다운 정취를 품고 있다.



길에는 산과 강이 있고, 꽃과 바위, 보드라운 흙길, 벌랏마을, 용호리마을… 세상의 길이 쉽지만은 않지만 걸어볼 만하다고 일러주는 듯 길은 제각각 다르고, 정겹다.



총 21개 구간으로 이뤄진 대청호오백리길은 코스에 따라 적게는 1시간 30분, 많게는 8시간까지 소요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코스는 4구간의 호반낭만길이다. 대전 동구 윗말뫼(마산동)에서 시작해 신상교까지 12.5km 거리로 시작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가 있다.



수변을 따라 무장애 탐방 덱을 지나면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이 드러나고, 이윽고 명상정원이라 이름한 고즈넉한 스폿이 드러난다. 저 멀리 호수 안에는 도드라진 둔덕 위에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홀로섬, 비가 자주 내린 탓인지 섬까지 가는 모랫길이 잠겨 이름처럼 홀로 된 섬이 신비롭다.



명상정원 일대에는 파고라, 평상, 한식 담장, 대청마루, 흔들의자 등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편의시설이 요소요소에 놓여있다. 찾아온 이들도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대화하며,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바쁜 삶에 이렇게 쉬어갈 공간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이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대전의 밤이야

“함께 가는 거야. 나를 믿어 / 내가 주는 느낌 그걸 믿는 거야 (중략)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해 줘.”



드라마 <마이데몬>의 OST로 그룹 뉴진스가 불러 화제가 된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1996년 발표된 코나의 대표곡으로 지금도 사랑받는 명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특별하고 충만한 시간에 놓이는 법, 찬란한 낮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밤을 오늘도 수많은 연인이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밤을 보내기에 이곳은 참 특별하다. 사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방문해도 모두의 미소를 자아내는 빛이 한밤을 수놓는다. 먼저, 들러볼 곳은 한빛탑이 웅장하게 서 있는 엑스포과학공원이다.



1993년 개최된 대전엑스포는 대한민국의 기념비적인 국제행사로 기록되었고, 엑스포과학공원은 시민의 공원으로 거듭나 대전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일몰 무렵에는 193m 높이의 한빛탑을 중심으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지고, 바로 앞의 물빛광장에서는 빛을 머금은 음악분수가 열려 환호와 웃음소리가 연신 메아리친다.




2박 이상 대전에 머문다면, 엑스포과학공원과 함께 우주의 밤이 열리는 오월드도 묘미다. 오월드는 나이트 유니버스, 버드랜드, 조이랜드, 쥬랜드, 플라워랜드 등 저마다의 테마를 지닌 즐길 거리로 이뤄져 있다. 저녁 어스름이 찾아오면 낮의 플라워랜드가 나이트 유니버스로 변한다.



나이트 유니버스는 약 1.5km 동선으로 루나웨이·매직네이처·드리밍오아시스·컬러풀트리·샤인갤럭시 등 12개의 테마 공간을 돌아볼 수 있다. 폭포·은하수·분수·나무 등 지형지물을 활용해 문자와 이미지를 바닥에 투사하는 고보조명·경관조명·미디어아트 등이 어우러져 요소요소 감탄을 자아낸다.



기자가 특히 마음을 뺏긴 장소는 머리와 어깨까지 기다란 별빛 무리가 내려오는 매직네이처, 입구 부분에 자리하는데 해파리를 연상케 하는 조명이 아주 높은 곳에 매달려 있다. 형형색색의 빛, 별빛 찬란한 밤하늘을 유랑하는 듯한 신비로움.. 대전의 밤은 이다지도 아름답다. 뜨겁고 긴 여름 어떤 날, 꼭 대전하시길!


여행 info. 2024 대전 0시 축제지난해 열린 ‘대전 0시 축제’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래 단일행사로는 최대 방문객인 110만 명이 축제장에 모였다. 과연 많은 사람이 엄지척한 대전 0시 축제의 매력은 무엇일까. 만반의 준비를 다한 올해의 대전 0시 축제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방문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축제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중앙로 일원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1km)과 인근 원도심 상권에서 열린다. 매일 오후 2시에 시작해 자정(0시)까지 진행되며, 행사 구간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차량 통행이 통제된다. 안전하고 즐거운 대전 0시 축제의 매력에 퐁당하시길!

사진 = 이효태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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