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기 인기를 끌었던 호캉스(호텔+바캉스) 대신 농어촌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촌캉스'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럭셔리하지만 다소 뻔한 호캉스와 달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인데, 이 점이 '힙'하다는 반응을 얻으면서다.
25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가 전국 성인 3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0.2%가 올해 여름휴가를 '도심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자연을 즐기며 현지 경험을 할 수 있는 촌캉스'로 보내겠다고 답했다.
촌캉스는 힙한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끈다. 호캉스나 해외 관광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정형화된 여행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차별화된 나만의 새로운 관광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촌캉스를 발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극 공유하면서 트렌드가 형성되고 유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관광을 특별한 행위로 봐 해외나 유명한 곳을 꼭 가야 한다는 형태에서 벗어나 이제는 생활 관광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특별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형태로 카페, 골목에 이어 촌캉스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촌캉스 수요에 맞춰 이색 테마 관광과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특색있는 농촌 자원을 활용해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농산물 수확 체험, 디딜방아 체험 등을 하는 영농 생활 체험이 대표적이다. 도시에선 경험해 볼 수 없는 전통 구들장 난방, 아궁이 체험 등도 인기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껴 여름휴가를 다녀오려는 '알뜰 여행객' 수요도 촌캉스로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도 영월군의 한 농촌 숙소로 친구들과 촌캉스를 다녀온 30대 A씨는 "결혼 전 친구들과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어 제주도 여행과 촌캉스를 놓고 고민하다 촌캉스를 선택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항공료와 렌트비 등 인당 40만원 정도 아낄 수 있어 부담도 줄였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촌캉스는) 취향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여행 형태"라면서 "남들과는 차별화된 체험을 해보고 SNS에 올리는 게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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