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비스를 시작한 컬리나우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컬리에서 신선식품, 디저트, 가정간편식(HMR), 뷰티제품, 생필품 등을 주문하면 1시간 안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컬리의 주력 서비스인 ‘샛별배송’(새벽배송)보다도 훨씬 빠르다. 컬리는 서비스 대상 지역을 도심 전역으로 넓히고 현재 15개 카테고리, 5000여 개인 상품 가짓수도 확대할 계획이다.
컬리는 이를 위해 최근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인근에 퀵커머스 전용 피킹·패킹(PP)센터를 마련했다. 배달은 부릉과 체인로지스가 맡는다. 매일 새벽 김포 물류센터에서 PP센터로 제품을 옮기고, 주문이 들어오면 부릉과 체인로지스 라이더들이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컬리가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 뛰어든 건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컬리는 2022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업가치가 기대치를 밑돌자 철회했다. 이후 컬리는 외형 확대를 위해 화장품 사업인 ‘뷰티컬리’를 시작했다. 뷰티컬리 성장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 5381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201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퀵커머스 사업 역시 컬리의 실적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에는 아직 압도적 강자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배달의민족(B마트), 요기요(요마트·요편의점), 홈플러스(즉시배송) 정도가 퀵커머스 사업을 운영 중이다. 컬리는 컬리몰에서 판매하는 지역맛집 상품, 자체 개발한 HMR 등 ‘컬리온리’ 상품을 앞세워 이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컬리가 컬리나우 론칭을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강북권에서 영향력을 늘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컬리나우 사업이 안착하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컬리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컬리의 도전에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퀵커머스는 땅값이 비싼 도심에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해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 배송 라이더 비용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쿠팡도 쿠팡이츠를 통해 퀵커머스에 뛰어들었다가 축소했고, 이마트는 아예 사업을 접었다. 컬리는 이를 감안해 규모가 작은 PP센터를 시내에 여러 군데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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