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러 조약 맹비난…"역사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

입력 2024-06-25 18:12   수정 2024-06-26 01:27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 대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25일 비판했다.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평가받는 북·러 조약 체결에 대해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 연회장에서 열린 6·25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해 “우리가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오는 동안에도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70주년 등 10년 단위 기념일에만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해왔지만, 윤 대통령은 최근 안보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물 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와의 조약 체결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경제적 협력 강화”라며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며 “우리 군은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이 대한민국을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휴전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모든 것이 사라진 절망의 국토뿐이었지만,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주저하지 않았고 눈부신 산업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쟁 후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4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반면 북한은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6·25 기념식 및 참전 영웅 위로연을 마치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에 승선했다. 현직 대통령이 미국 항공모함에 오른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비행갑판과 관제타워, 통제실, 격납고 등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은 “루스벨트 항공모함 방한은 지난해 4월 한국과 미국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의 이행 조치”라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한·미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스벨트함은 내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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