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으로 출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은 회의 2시간이 넘도록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었다. 현안 질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여야 의원들의 말다툼 때문이었다.
가까스로 재개된 현안 질의에선 라인야후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는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 내 ‘네이버의 지배 자본력을 줄이라’는 문구를 7월 1일 전에 삭제하도록 나서 달라”고 했다. 이 의원은 강도현 과기정통부 차관을 향해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왜 일본 정부의 입장만 말하고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강 차관은 “네이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기존 방침을 되풀이했다.
이날 국회도서관에선 ‘라인 외교참사의 나비효과’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도 열렸다. 토론회는 조국혁신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했다. 토론회 부제부터 ‘일본의 한국 정보기술(IT) 침탈 시도’로 반일 정서를 부추겼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 지회장은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서비스와 기술을 통째로 빼앗길지 모른다는 좌절감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로 방관해 왔다. 일본의 라인 강탈 야욕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국회의 행보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라인야후 사태를 들여다보겠다던 회의와 토론회 어디에서도 실효성 있는 시각이나 방안이 논의된 게 없다”며 “야당이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국회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제대로 보려고 했다면 지분 매각에 대한 네이버의 고민부터 들어봤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만 높일 일은 아니다. 지분 매각 때 우려되는 점과 얻을 수 있는 이점 등을 샅샅이 살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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