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조합은 25일 경영진이 라인야후의 최대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매각한다면 네이버가 미래를 잃을 수 있고, 한국 개발자가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를 일본에 넘기게 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의 오세윤 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라인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 긴급 토론회에서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지회장은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2500여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애써 만든 서비스와 기술을 통째로 빼앗길지 모른다는 좌절감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경영진, 그리고 A홀딩스의 대표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요청드린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이는 나아가 네이버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한 대가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면 누구도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지회장은 아울러 라인 관련 계열사의 직원들이 네이버와 연결이 끊어질 가능성을 걱정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가 하나씩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인플러스 등 라인 관련 한국법인 직원은 약 2500명이다.
네이버는 현재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A홀딩스의 지분 매각을 놓고 협상 중이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만든 투자회사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거래처·직원 등 개인정보 51만 건이 유출된 것을 문제 삼아 올해 3월과 4월 행정지도를 내렸다. 지분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 요구가 골자였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다음달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한 상태다. 이번에 제출되는 개선안 보고서에는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은 포함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같은 사태를 촉발한 네이버 클라우드의 보안 사고가 일본 보안업체 트렌드마이크로의 보안솔루션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차 논란이 일고 있다.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 발제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전 세계가 데이터 주권과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고 경쟁하고 있다"며 "라인야후 사태를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주권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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