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26일 회동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은 거절한 홍 시장은 이날로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국민의힘 당권주자와 만났다.
원 전 장관은 이날 대구시청을 찾아 홍 시장을 예방했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당 대표는 당을 오래 지킨 사람, 당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가 잘못되면 윤석열 정권은 파탄이 올 것"이라며 "원 전 장관 전당대회에 출마해줘서 참 고맙다"고 했다. 홍 시장은 원 전 장관을 껴안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이어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당사에 총선 참패하고 물러난 사람이 다시 전당대회에 나온 전례가 없다. 당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그런 짓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한 전 위원장이) 보자 했는데 거절했다. 오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2017년에 내가 당 대표를 임시로 했는데, 그때 (한 전 위원장이) 우리 진영 사람들을 불러 간 게 1000명이 넘는다. 구속된 사람이 수백명에 자살한 사람이 5명"이라며 "왜 이재명 수사할 때 자살한 사람만 부각되고, 한동훈이 수사할 때 자살한 사람은 부각이 안 되나. 그런데 그런 짓을 해놓고 어떻게 이 당에 들어오냐"고 했다.
또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이 '제3자 해병대원 특검법'을 제안한 데 대해 "한동훈 특검도 있는데, 그것도 받을 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우리 당원들이 정신을 좀 차려줘야 한다"며 "정치판에도 정의가 있어야지, (한 전 위원장을) 뽑아주면 이 당은 존립 가치가 없는 당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이에 "우리 당은 분열했다가 탄핵을 당하고 그렇게 손도 못 쓰고 정권을 통째로 내줬던 상처와 불안이 아주 크다"고 했다. 이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찬성 의견을 밝힌 한 전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한 전 위원장을 꾸준히 비판해오고 있는 홍 시장은 지난 25일과 오는 27일 두 차례 한 전 위원장 측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 시장은 다른 당권 주자들은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에 이어 이날 원 전 장관까지 모두 만났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만나기 싫다고 하니 뵙기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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