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완전체'로 열린 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고압적 회의 운영'으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법사위에서 벌어진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압적인 위원장 행태에 대해서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다. 적절한 시기에 성안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대승적인 양보를 해 국회가 정상화됐고, 그럼 모든 절차가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어제 상임위 상황을 보면 전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법사위를 포함한) 2개 상임위에선 간사조차 선임시켜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는 간사 선임을 패싱한 문제가 있고, 단지 전문위원이 문제가 없다고 한 것만 근거 삼아서 의원들이 체계자구 심사권을 행사하려 하는데 무시해버렸다"며 "대체토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여당 의원의 반발 상황에서 법안을 단독 날치기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법사위에서는 정 위원장과 국민의힘 위원들 간에 '간사 선임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은 회의 시작 직전 간사 선임을 위한 일정 변경을 요구했으나, 정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유 의원에게 "성함이 뭐냐"고 질문하며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시라"고 질타했다. 이에 유 의원도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하지 않았겠나"고 맞받았고, 이를 듣던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던 걸 환갑 넘어 자랑하고 있다. 한심하다"고 하는 등 날 선 비난이 오갔다.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는 야당이 강행 추진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이 여당의 반대 속에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추가 대체토론과 법사위 소위 회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의원은 법사위 설전과 관련,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집에 들어갔더니 아들이 '초등학생들도 회의에서 그렇게 안 하겠다'라고 하더라"라며 "첫 만남부터 국민적 관심을 받고 '개그콘서트'를 연출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으로 적절치 않으니 서로 풀면서 (상임위가) 제대로 진행돼야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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