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판교 주민이 서울 강남에 오가는 강남권 접근성이 매우 좋다.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역과 신논현역, 신사역 등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강북 주요 지역 접근성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왕십리역까지 연결되는 수인분당선이 있지만, 직선이 아니라 강남권역을 크게 둘러 가는 형태의 노선이다.
지난 3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다니는 성남역이 신설되면서 분당·판교의 활동 반경이 서울역 등 강북권까지 확대될 발판이 마련됐다. 아직 GTX는 동탄역~수서역 구간만 오가고 있다. 2026년 서울역을 넘어 파주 운정까지 연결되고, 삼성역을 포함한 전 구간은 2028년 개통된다. GTX-A가 ‘완전체’로 꾸려져 강남과 강북 모두 쉽게 다닐 수 있게 되면 성남역 일대 미래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성남역과 가장 비교되는 게 동탄역이다. 화성 동탄 주민이 동탄역까지 가기 위해선 버스를 타고 20~30여분 이동해야 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GTX는 일반 거점 철도가 아닌 지하철 역할을 하는 개념”이라며 “지하철역은 걸어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유효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성남역 일대 부동산 시장의 ‘GTX 효과’가 다른 지역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성남역은 신분당선 판교역과 수인분당선 이매역 사이에 있는데, 경강선이 세 역을 잇는 구조다. 그런데 성남역에서 판교역이나 이매역까지 걸어서 10여분 안에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지하 연결로가 따로 없는 건 아쉽지만, 판교역이나 이매역 인근 단지 주민의 수요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GTX-A가 완전히 개통하면 경강선을 이용하는 광주·이천·여주 주민의 환승 수요도 한층 더해질 전망이다.
성남역은 주변 인프라나 개발 호재도 풍부한 편이다. 판교역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 등 상권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현재 경강선 연장 구간(월곶~판교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완공 시 서판교와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의 성남역의 이용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분당 전역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GTX 개통과 맞물려, 지역 부동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GTX발 지각변동 속에서도 굳건히 분당의 ‘대장 아파트’ 타이틀을 쥐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이다. 2011년 준공된 948가구 대단지다. 판교신도시가 조성될 때 대부분 아파트는 10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공공개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단지는 민간 주도로 개발된 몇 안 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시공사는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이다. 전용면적 97㎡와 98㎡, 103㎡, 105㎡, 117㎡, 139㎡, 265㎡ 등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됐다.
인근 공인중개 사무소들은 “이보다 입지가 좋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길 건너 바로 있다. 다만 도시고속화도로를 기점으로 상권과 주거생활권이 분리돼 단지 내 분위기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편이었다. 대로변 주상복합과 같은 편리성은 누리되 복작복작한 느낌은 아니다. 동 간격이 넓은 편이고, 녹지 공간과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다. 평일 낮에 이 단지를 방문했을 때 녹지공간에서 야외수업을 받고 있는 유치원생 무리를 다수 볼 수 있었다. 롯데마트도 코앞에 있다.
학군도 좋다. 보평중을 끼고 있는 ‘중품아’(중학교를 품은 아파트)다. 보평초와 보평고도 붙어 있어 통학이 편리하다. 판교엔 카카오와 넥슨 등 다수의 정보기술(IT) 업체가 밀집해 있어 직주근접 단지기도 하다. 단연 돋보이는 건 교통 인프라다. 판교역이 매우 가깝다. 강남역까지 불과 네 정거장 거리다. 여기에 GTX 성남역까지 더해지면서 ‘H’ 형태로 뻗어나가는 철도망을 갖추게 됐다. 판교역 인근은 광역버스가 많이 다니는 곳이고, 판교IC와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등도 가까워 도로 교통 여건도 매우 우수하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그동안 판교의 대장 아파트를 두고 판교푸르지오그랑블과 알파리움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며 "성남역 개통 효과 등으로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이 더 앞서나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알파리움은 판교역 서편에 있어 성남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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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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