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영 "불륜녀는 '와이낫', 예능은 '노'" [인터뷰+]

입력 2024-06-26 14:23   수정 2024-06-26 14:24



티파니 영이 연기 열정을 뽐냈다.

티파니 영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종영 인터뷰에서 "빌런, 불륜녀 어떤 캐릭터라도 다 열려 있다"며 "와이 낫(Why not)"이라고 말하며 열정을 드러냈다.

온몸으로 뿜어내는 매력에 "예능은 왜 안하냐"는 질문을 하자, "그런 말을 요즘 많이 듣는데, 저는 작품을 할 때에만 할 얘기가 있다"면서 "예능보다는 노래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삼식이 삼촌'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다뤘다. 티파니 영은 송강호, 변요한을 비롯한 다른 검증된 배우들과 함께 믿고 보는 연기 열전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티파니 영이 연기한 올브라이트 재단의 사업을 이끌며, 한국에서 국가재건사업을 꿈꾸는 김산을 만나 그의 목표에 관심을 갖는 레이첼 정 역을 맡았다. 티파니 영이 극의 중심을 흥미롭게 만들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변요한의 상대역으로 활동하며 농익은 키스신까지 소화했던 티파니 영은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 매 장면을 집중해서 찍었다"며 "저의 첫 키스신이었고, (김산이) 수염이 있어서 거의 액션장면이었다. 여러 각도로 다시 찍는데 , 편집을 보면 입술이 부어있을 정도로 저에겐 액션 장면이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소녀시대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티파니 영은 "연기로도 좋은 영향력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배 배우들처럼 시상식도 가고 싶고, 레드카펫에 서는 경험도 하고 싶다"면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티파니 영과 일문일답

▲ JTBC '재벌집 막내아들'로 데뷔했지만, 본격적으로 연기를 보여준 첫 작품을 마무리했다.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지금도 꿈만 같은 시간이다. 음악이나 패션, 이런걸로 인사드리는 건 두번째인데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다.

▲ '삼식이 삼촌'은 어떻게 참여했나.

전 여전히 오디션을 보는 입장이다. '삼식이 삼촌'이라는 대본을 듣고, 어떻게든 찾아갔다. 이름이 운명같았다. 제가 맡은 역할이 레이첼 정인데, '재벌집 막내아들'도 레이첼이라 소녀시대로 같이 활동했던 수영이 "네가 레이첼 콜렉터가 될꺼야"라고 해줬다. 분량도 크고, 야망이 큰 여성이라 즐거웠다.

▲ 연기적으로도 보여줄 수 있는게 많은 캐릭터였다.

송강호 선배님의 OTT 데뷔작이라 더 욕심이 났고, 변요한 배우와도 이전부터 호흡하고 싶었다. 오디션 합격을 위해 '삼식이 삼촌' 속 두 사람의 관계를 연구했다. 레이첼 분량보다는, 두 캐릭터를 더 많이 분석해서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함께 하는 분들과 호흡도 잘맞아서 감독님도 '색다른 발상으로 접근했다'고 '입체적이다'고 칭찬해주셨다.

▲ 실제로 본 송강호의 연기는 어땠나?

너무 감사한 경험이었다. 실제로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 숨막힐 정도로 빛나고 아름답다. 대본을 보고, 선배님들의 신들을 파헤치며 연구했음에도 '이렇게 하는구나' 싶은 거다. 현장에서 편집하는 방식이 녹음실과 비슷한 흐름이더라.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저렇게 짧은 테이크 앞에 끝내야지' 이런 목표 의식도 잡혔다.

▲ 송강호 배우와 같은 소속사라, 더 챙겨주거나 조언을 해준게 있나.

같은 회사라 더 긴장되고, 더 철저히 준비했다. 정말 제가 팬이다. 선배님 작품 중 안본 게 없다. 이번에 '함께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이 있었고, 매일 송강호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서 오디션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아직도 어렵다. 번호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한 적도 없다. 멀리서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제가 가장 먼저 도착하고, 송강호 선배님이 항상 그 다음이었다. 숨막히는 순간도 있었지만(웃음), 그만큼 좋은 얘기도 해주셨다. '리듬감이 좋다'면서 '사운드가 안들려도 살아있는 느낌이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해 주셨다.

▲ 송강호 선배는 연락을 기다리지 않을까.

저희가 대가족이라. 나중에 하려 했는데, 오늘 연락을 해봐야 겠다.

▲ 제일 먼저 가는 건 소녀시대때부터 습관인가.

그런거 같다. 지금도 뮤지컬 '시카고'를 하고 있고, 일찍 가서 무대, 세트를 보면 기운을 받는 게 있다. 그래서 일찍가서 공부하고, 모니터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의자를 세팅해두고(웃음) 그랬다.

▲ 상대역이었던 변요한과 호흡은 어땠나.

뜨거웠지만, 그 에너지를 흡수하려 했다. 초반엔 무서웠지만, 이 사람이 내 파트너고, 그만큼 나도 뜨거워 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상도 못했던 장면과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현장에서 호흡, 리더십, 에너지를 쓰는 것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됐다. 정말 훌륭했다. 제가 가장 나중에 투입된 캐릭터라 더 닮고 싶었다.

▲ 진한 스킨십 장면도 있었다.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다음', '다음', '체인지' 이랬다. 그래서 정말 집중해서 찍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송강호 선생님이 '어이 김산, 레이첼이 오니 주여진은 쳐다도 안보네'라고 놀렸다. 저의 첫 키스신이었는데, 집중하느라 힘들었는데 그렇게 장난을 치셔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김산이 수염이 있어서 저에겐 거의 액션장면이었다.(웃음) 여러 각도로 다시 찍는데 , 편집을 보면 입술도 부어있을 정도로 저에겐 액션 장면이었다.

▲ 현장에서 변요한의 영어 선생님이었다고. 학생 변요한의 영어 성적은 어떨까.

100점이다. 저도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제가 현대 영어를 쓰기 때문에 그 시대 악센트를 찾아봤다. 그런데 그 부분을 잘 잡아내더라. 언어라 음감이 좋으신 분 같다.

▲ 실제 역사 배경 속에서 허구의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만드는데, 작품 전에 배경 정보에 대한 조사가 있었을까.

대본을 받자마자 공부를 시작했다. 그 시대의 정치 배경, 사건 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유명 작품들도 찾아봤다. '파친코' 작가님과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배경이었다. 오디션에 통과하지 않더라도 알고 싶던 부분이었고, 지금도 틈만 나면 찾아보고 있었다.

▲ 레이첼과 마찬가지로 티파니 영 본체도 한국과 미국에 모두 뿌리를 두고 있다.

소녀시대를 끝내고 미국으로 이사 가서 연기와 작사, 작곡을 공부했던 시기에 '스스로 찾아가자'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내가 선택하는 스토리로, 내가 관심 갖는 걸로 선택하자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저의 뿌리인 한국과 미국의 역사가 궁금해졌다. 거기에 이 작품을 통해 더 보게 되는 거 같다. 제가 꽂히면 집요하게 파는 성격이다. 이걸 통해 더더욱 관심이 많아진 거 같다.

▲ 한국어 연기가 어렵진 않았나.

그만큼 시간이 지났고, 트레이닝을 받았고, 주변에서 '한국말 잘하니 자신있게 하라'고 해주더라. 노력해서 안되는 건 없다. 1만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인정 받고 싶다. 지금도 개막한 '시카고'를 하는데, 두번째 시즌이라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 한다. 이번엔 단순히 대사만 외우는게 아니라 의도를 표현해내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더 치열하게 하고 있다. 늘 좋은 감독님, 파트너를 만났다.

▲ 글로벌 OTT라 주변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거 같다.

제 주변에 신기하게도 이쪽 관계자들이 많다.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도 이쪽 일을 하고 있다.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해주더라. 네가 가수 활동도 화려하게 했지만, 연기자가 되겠다는 결심도 이 작품만 봐도 진지하고 길게 가려고 하는게 느껴진다고 말해주더라. 제 연기 커리어를 시작한 시점에 인간미 있고, 리얼리티가 있는 작품을 하고 팠는데 운좋게 지금까지 계속 그런 캐릭터를 만나온 거 같다.

▲ 소녀시대 멤버들 반응도 궁금하다.

우리는 지금도 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연기하는 멤버들 영어 장면 번역도 많이 해줬다. 멤버들은 늘 제가 연기를 해온 느낌이라고 하더라. 특히 이번엔 '전 레이첼과 지금 레이첼의 눈빛부터 달라졌다'고 하더라. 또 첫 작품은 이성민, 송중기 선배랑 같이 했는데 두 번째는 송강호, 변요한 선배랑 함께 한다고 하니 신기하다고 하면서 응원도 해준다.

▲ 연기를 일찍 시작한 멤버들에 비해 늦은 편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오디션을 보고.

멤버들의 활동이 저에겐 도면이 됐다. 소녀시대도 앙상블 캐스트로 시작해 5년차에 태티서 디렉터가 됐다. 언젠가 제가 경험이 생기고, 뚜렷한 방향성이 생긴다면 저도 언젠가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그런 야망도 생긴거 같다.(웃음) 야망녀 레이첼을 만나 그런거 같다.

▲ 소녀시대 멤버들이 연기를 하며 거쳐온 선입견과도 지금 직면하고 있지 않나 싶다.

'믿고 듣는 소녀시대'였던 거 처럼 이제 '믿고 보는 소녀시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 없어 질거라 믿는다.(웃음)

▲ 연습생땐 스테파니였는데, 소녀시대에선 티파니, 솔로 활동을 시작할 땐 티파니 영이됐다. 본명은 황미영 아닌가.

데뷔 전, 먼저 데뷔한 스테파니 선배님이 있어서 티파니로 바뀌게 됐다. '보석보다 빛나는' 수식어를 그땐 의미도 잘 몰랐지만, 그때 당시에 이수만 선생님이 '원석이 돼 가는 거'라고 해서 자신감을 얻고 활동했다. 그후 싱어송라이터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티파니 영이 된 이유는, 티파니는 제 아티스트로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 본명의 '황미영'의 '영'을 꼭 넣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그냥 '미영'이라고 하는 거 같다.(웃음)

▲ 연기로 해외 활동을 준비 중인가?

그렇다. 지난해에도 오디션 준비 작품이 있었는데, 할리우드 작가 파업 때문에 무산된 부분도 있다. 늘 기다리고 준비하는 상황이다. 좋은 대본, 제작사들이 있지만 그 작품을 찍고 만들어내기까지 긴 시간과 절차가 있다는 것도 이해해서 차분히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

▲ 연기를 시작하며 꼭 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나?

송강호 선배님.(웃음) 리스트가 있다. 뮤지컬 현장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배우들이 다 있다. 늘 좋은 선배님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함께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 왜냐면 제가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저는 열려있다. 뭐든 다 할 수 있다. 빌런? 불륜? 와이낫!(왜 안돼)

▲ 예능 할 생각은 없나?

아니다. 저는 작품이 없으면 아무 말을 못한다. 소녀시대 때에도 앨범 얘기 외엔 안했다. 그래서 제 얘길 하는게 힘들고, 어렵다. 제 성격이 그래서 저희 멤버들도 '티파니는 프로듀서'라는 말을 해준다.

▲ '이게 될까'라는 고민의 시간은 없었을까.

7일에 2시간 정도는 그런 좌절에 빠진다. 정말 많이 줄었다. 20대땐 7일에 20시간은 생각했다. 최대한 걱정하는 시간에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제가 뭔가 원한다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겠나. 내 몸이 움직여야 관객과 시청자를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소녀시대로 가수로 정점을 찍었다면, 연기자로 생각하는 정점과 목표가 있을까.

소녀시대땐 스코어만 쫓았다. 저도 모르게 1등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런데 연기는 마음을 움직여야 하지 않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찾고, 그 연기와 작품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또 송강호 선배처럼 시상식에 참석해 기립박수도 받고 레드카펫도 밟고, 무대에서 기립박스 받는 에너지가 엄청나더라. 그런 경험이 매번 다를 거 같다. 하고 싶다. 칸보다 백상, 청룡도 다 챙겨보고 있다. 참석하고 싶다.

▲ 청룡시리즈어워즈 후보다.

몰랐다. 윤아가 있는데, 꼭 갈 거다. 말도 안된다. 생각도 못했다. 작년에 '요렇게' 하고 윤아가 진행하는 걸 봤는데, 너무 신날 거 같다. 무조건 간다.(웃음) 레이첼은 김산의 서포트했지만, 티파니는 변요한 배우의 서포트를 받았기에 가능한 거 같다.

▲ 소녀시대는 오래 활동했지만 큰 사건사고 없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들 너무 착하다.(웃음) 서로 응원하고, 각자 하는 걸 지켜봤기에 가능한 일인거 같다. 우리 멤버같은 친구들이 없다. 저희는 약간 국가대표 마인드다.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그동안 1000%의 열정으로 살았고, 앞으로 2000%로 최선을 다하려 한다. 굉장히 좋은 파트너들이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 덕분에 좋은 현장을 만날 수 있었던 거 같다. 소녀시대 만큼 배우 생활도 열심히 하려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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