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공사비에…압구정2구역 분담금만 2억

입력 2024-06-26 17:14   수정 2024-07-11 12:18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에서 전용면적 108㎡ 한 채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면적대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도 2억원의 추정분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층인 70층으로 계획해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49층으로 계획 중인 강남구 개포동 경남·우성·현대1차는 3.3㎡당 공사비를 850만원으로 계산해 같은 면적대 추정분담금을 1억원으로 예상했다. 강남권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데다 인건비와 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며 조합원 분담금이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 70층 추진에 분담금 늘어
26일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최고 70층(263.5m), 2606가구로 탈바꿈한다. 정비계획 입안을 준비 중인 압구정 2~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계획안이다.

치솟은 공사비와 조합원 추정분담금이 이목을 끈다. 신현대 9·11·12차 전용 108㎡를 소유한 조합원이 같은 공급 면적(전용 84㎡)을 분양받았을 때 추정분담금은 2억원으로 계산됐다. 전용 108㎡에서 가장 큰 평수인 전용 204㎡로 갈아타려면 37억8000만원을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초고층(70층) 건립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1000만원으로 추산했다. 최근 다른 단지의 공사 원가를 고려해 내놓은 근사치다. 실제 공사비는 수년 뒤 착공 전 시공계약 때 확정된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안에서는 50층을 권장했지만, 압구정2구역 조합은 층수를 대폭 높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50층을 70층으로 수정하면 투입되는 철근 두께와 콘크리트 질부터 다르고 대피용 층을 한 개 층 놓아야 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많다”며 “공사 기간 1년 연장으로 늘어나는 인건비와 금융 비용을 계산해 보수적으로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분양가는 3.3㎡당 8000만원으로, 조합원분양가(7600만원)보다 5% 가량 높은 수준으로 예측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다 보니 일반분양가가 낮게 잡혀 조합원 분담금이 커지는 구조다.
잠실주공5 “공사비 낮게 책정” 지적도
고가 단지인 개포 경남·우성·현대1차(경·우·현)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공람안을 내놨다.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인 경남·우성·현대1차는 49층(160m), 2320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우성3차 전용 110㎡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추정분담금이 1억원대로 계산됐다. 전용 153㎡ 보유자가 동일 면적대로 옮길 땐 분담금이 4억6400만원으로 추정됐다. 공사비는 3.3㎡당 850만원으로 가정했다. 추정분담금이 다소 높은 건 조합원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3.3㎡당 7300만원)와 같게 책정했다. 실제 조합원분양가는 마지막 인허가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때 정해진다.

70층 주상복합을 세울 예정인 잠실주공5단지는 추정 공사비를 낮게 책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용 107㎡ 보유자가 같은 평수를 받을 때 1억1500만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나왔다. 조합 측이 3.3㎡당 공사비를 경남·우성·현대1차보다 낮은 평균 816만원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가는 3.3㎡당 7000만원 후반대로 가정했다.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92~96%로 매겨 추정분담금을 줄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건립 공사비를 상당히 낮게 잡은 것”이라며 “실제 착공하면 환급받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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