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의 자율주행 전기차 ‘U8’, 저궤도 위성 ‘톈퉁’,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언뜻 보기엔 아무런 연관 없는 제품이지만 ‘팀 차이나’로 묶인 이들은 한 몸처럼 움직인다. 톈퉁이 U8에 도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넘기고, 메이트 60으로 U8을 원격 제어하는 식이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4’에서 중국 3대 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이 부스에 배치한 솔루션이다. 중국 통신기업 관계자는 “소설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중국 기업의 ‘첨단산업 협업’이 인공지능(AI)과 초고속 통신을 발판 삼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신 굴기’에 가속이 붙고 있다. 초고속 통신을 인프라 삼아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저전력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 뒤엔 차이나텔레콤 등 통신사, 화웨이 등 기술기업, BYD 등 제조기업의 ‘3각 동맹’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맞먹는 AI 기술력과 5.5G 서비스가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사흘간 열리는 MWC 상하이 2024는 중국의 통신 굴기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데이비드 왕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담당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초고속 이동통신을 장착한 차량이 도로에 깔리면 지금보다 차량의 교통 체증이 20% 완화되고 사고율이 25% 낮아질 것”이라며 “모바일 기술과 전통산업을 연결해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이날 ‘얼굴’로 내세운 기술은 5.5G 통신. 최대 속도가 10Gbps로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화웨이는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중국은 물론 독일, 핀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20여 개 도시에서 검증·테스트를 하고 있다.
화웨이는 5.5G와 AI를 결합해 친환경 디지털 발전, 저전력 데이터센터 솔루션 구축 등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비 사막에 원전 2기와 맞먹는 2.2기가와트(GW) 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을 건설하고 에너지 사용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원격 솔루션을 구축했다. 화웨이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에 자체 개발한 전력·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10년간 소비전력을 최대 60% 줄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공개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은 이날 차이나텔레콤 부스에 도심항공교통(UAM) ‘X2’를 전시했다. 현지 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 간 협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상하이·선전=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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