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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6거래일 연속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하면서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강달러에 영향을 받은 결과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변 국가 역시 자국 통화 절하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6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시장 일각에서 중국 정부의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에 관한 논의가 점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센터는 “미국이 중국 전기차·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큰 폭 인상한 것이 중국의 수출 경쟁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10~20%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6거래일 연속으로 기준 환율을 올린 것은 2023년 6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평가절하다. 켄 청 미즈호은행 외환전략책임자는 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를 통해 “최근 위안화 약세 속도가 가팔라진 것은 관세 리스크 상승과 함께 달러 수요 강세 때문”이라며 “몇 년 전 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교훈을 얻은 인민은행은 또다시 무역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일회성(대폭 인하)보다는 초기 단계에 점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난 19일 “통화 정책이 중국의 경제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며 “우호적인 통화 정책을 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면 위안화 약세 요인이 된다. 중국은 최근 디플레이션에 빠진 만큼 위안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높아져도 감내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내 금 거래 폭증, 구리 재고 누적 현상 등을 인민은행의 대폭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해석하는 시장 참가자의 의견을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달러로 금과 구리를 사기 어렵기 때문에 위안화 대폭 평가절하에 앞서 미리 사 모았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까지 18개월 연속으로 금을 순매수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인민은행이 기준 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고시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는 여전히 환율 안정 기조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센터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중국 수출·제조업 경기 회복이 이어지고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평가절하를 감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는 주변 아시아 통화에 약세 압력을 전이시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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