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설립된 제미나이는 미국 서부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갤러리다. 1960년대 석판화와 실크스크린 부흥기를 견인하면서 판화가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거듭나는 데 기여했다. 빌렘 드 쿠닝,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40대 초반에 판화 장인 케네스 타일러의 작업실을 방문하며 판화의 잠재력에 매료됐다. 펠센은 대학 동창 스탠리 그린스타인(1924~2014)과 타일러의 작은 작업실을 갤러리로 꾸며나갔다.
펠센은 혁신에 대한 개방성을 무기로 예술가를 끌어모았다. 원작자와 판화 인쇄업자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며 ‘한정판 판화’ 제작 방식을 정립했다. 밤새도록 전시 오프닝 행사를 비롯한 사교 모임을 열며 초기 LA 예술계를 결집하는 데 한몫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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