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7일 16: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무더기로 하향 조정됐다.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결과다. 롯데케미칼이 '계열사 뒷바라지'에 큰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롯데케미칼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지주는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물산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렌탈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롯데캐피탈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롯데케미칼 신용도의 발목을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지난해에도 3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고유가 기조, 중국발 증설 부담 심화, 전방 수요 침체 등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고 정밀화학·동박·수소 등 신규 사업을 육성하는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전히 기초화학 부문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과 사업재편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 부담도 과도한 편이다.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기준 3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6조4000억원으로 뛰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일부 한계사업 정리 과정에서 지분 매각 등에 따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다만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등 투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신용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무더기 강등됐다. 롯데케미칼의 계열의 지원 능력이 약화한 점을 반영했다.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이 일제히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신용도 위험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강등되면서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동반 강등된 바 있다. 향후 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계열사들의 추가 하향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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