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디지털 실험'…리테일 중심점포 확대

입력 2024-06-27 17:17   수정 2024-06-28 01:48


신한은행이 개인금융 업무에 집중하는 ‘리테일(소매) 중심 영업점’을 확대한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증가로 영업점이 줄어들면서 불편을 느끼는 개인고객을 겨냥한 조치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고객 몰입’을 주문해온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이 고객 중심 영업 강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기 줄고 예수금 늘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개인고객이 많은 서울 군자역지점과 동대문종합시장지점, 이대역지점 등 세 개 지점에서 리테일 중심 영업점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들 영업점에선 예·적금과 투자 상품, 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업무를 주로 취급한다. 고객 상담에 집중하기 위해 거래·상담 공간을 분리했다. 거래 공간엔 화상 상담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키오스크는 물론 안내 직원까지 배치해 입출금 등 단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산 업무도 대부분 디지털 여신센터를 통해 진행한다. 개인고객 우선 상담을 위해 기업 등 법인고객은 인근 금융센터에 이관했다.

리테일 중심 영업점은 두 달여간의 시범 운영 결과 합격점을 받았다. 3개 영업점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 내점 비율이 절반(47.3%)에 가깝지만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키오스크의 하루평균 이용 건수가 31.6건에서 68.3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입출금 창구 고객 대기 시간은 하루평균 13.1분에서 8.1분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하루평균 정기예금 가입액은 6억4860만원에서 6억6450만원으로 2.5%가량 늘었다. 신한은행은 리테일 중심 영업점이 고령층 고객의 디지털 경험 확대에 기여하고, 예수금 확보에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하반기에 5개 지점을 추가 개설할 방침이다.
○고객 눈높이 영업망·조직
신한은행은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춘 고객 맞춤형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도입한 ‘고객 중심 영업점’이 대표적이다. 방문 고객이 많고 단순 입출금 업무 비중이 높은 영업점에 관련 업무를 집중하는 방식이다. 서울 난곡, 신림동, 하계동, 오류동, 신내동 등 5개 지점을 시작으로 작년에 역촌동지점을 추가해 6개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이 고객 중심 영업점에 이어 리테일 중심 영업점 운영에 나선 것은 정 행장의 고객 몰입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신한은행의 대표적 영업통인 그는 지점장 및 센터장(서울 둔촌동, 삼성동, 역삼역 금융센터, 성수동 기업금융센터)을 네 차례나 지냈고 고객만족센터장과 소비자보호센터장을 역임했다. 회의 때마다 “고객에게 몰입하면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정 행장의 고객 몰입 경영은 재무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92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리딩뱅크’(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올랐다. 그가 주도한 조직 개편이 기업대출 자산 확대로 이어지면서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개인·기업 중심 사업부제를 없애고 고객솔루션그룹을 출범시켰다. 개인·기업을 막론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영업 몰입도를 높인 신한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6조3343억원)은 4대 은행 중 1위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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