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달, 2045년엔 화성 착륙…深우주 탐사 본격 확대"

입력 2024-06-27 18:07   수정 2024-06-28 02:52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7일 밀레니엄포럼에서 달을 넘어 화성 등 심(深)우주 탐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궤도선을 보내고 2045년 화성 착륙선을 보내겠다”며 “국제 협력을 기반으로 독자적 심우주 탐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인류의 활동 영역이 우주로 급속하게 넓어져 한국의 우주 영토 역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4 라그랑주점’(L4) 탐사를 우선 임무로 제시했다. L4는 태양과 지구가 끌어당기는 구심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 5개 중 한 곳이다. 이곳에 위성과 우주 스테이션 등을 두면 적은 연료로 안정적인 궤도 유지가 가능해 ‘심우주 탐사의 명당’으로 불린다.

윤 청장이 L4를 지목한 것은 다른 지점에는 우주 선도국이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어서다. 또 한번 이탈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L1·2·3와 달리 L4와 L5는 지점을 벗어나도 돌아갈 수 있는 수직 주기 궤도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한국이 라그랑주점의 마지막 남은 미답지인 L4 탐사에 성공하면 우주 탐사 주도국으로 단번에 도약할 수 있다.

윤 청장은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 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L4와 함께 우선 탐사 목표로 낙점한 아포피스는 2029년 불과 3만2000㎞ 거리로 지구에 초근접하는 지름 370m짜리 소행성이다. 2029년 4월 지구 정지궤도(고도 3만6000㎞) 안쪽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드문 현상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아포피스가 지구를 근접 통과할 때 생기는 다양한 물리 작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주 공간을 수억㎞ 비행해 소행성에 정확히 안착하려면 고난도의 수학과 과학기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윤 청장은 “아포피스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 과정 자체가 한국의 우주산업 역량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아포피스 탐사 사업은 앞서 한 차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했지만 정부가 우주항공청 출범을 계기로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윤 청장은 “L4, 소행성 탐사와 같이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세부 계획 수립 등에서 정부 각 기관이 긴밀하게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황동진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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