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열린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공익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에 대해 표결을 실시하자고 했지만 노동계가 반대하면서 표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13일 개최된 제4차 전원회의에서 자신들이 주장한 플랫폼·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안건처럼 최저임금 차등 적용 안건도 최저임금위 합의(권고) 형식으로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내년도 이후 최저임금위에서도 차등 적용 논의를 하지 말도록 하자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지급 주체인 소상공인들의 지급 여력 한계 등을 들어 업종별 차등 적용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이날 사용자위원들은 △한식 음식점업 △외국식 음식점업 △기타 간이 음식점업 △택시 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했다.
올해는 1~4차 전원회의까지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의제만 심의 대상이었다. 이후 5~6차 전원회의에서 두 차례 차등 적용 안건을 논의한 뒤 이날 표결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결국 무산됐다. 최저임금위는 다음달 2일 7차 전원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후 회의에서도 노동계가 표결을 거부하면 위원장이 직권으로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이 경우 노사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저임금법 4조는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업종별 차등 적용은 1988년 한 차례 시행된 이후 한 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 ‘낙인효과 우려’ 등 노동계 반발 때문이다.
이날은 최저임금 심의안 제출 법정시한이었다. 심의기한을 20일 넘겨 역대 최고 ‘늑장 결정’ 기록을 세운 지난해보다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곽용희/이선아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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