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만3000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다 지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해 빈집으로 남은 상태로, 건설업계의 직접 부담으로 작용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악성 미분양은 9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미분양 위기가 커지는 모양새다.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3230가구로 지난 4월(1만2968가구)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539가구까지 늘었는데, 지난 4월(499가구) 대비 40가구 이상 증가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14년 7월(558가구)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경남 지역이 1793가구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대구(1506가구)와 전남(1354가구), 부산(1308가구)이 많았다. 제주는 지난 4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202가구를 기록했다.
전체 미분양 물량 역시 지난달 7만2129 가구로 4월(7만1997가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서울은 974가구를 기록하며 지난 4월(936가구)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방에선 대전이 2538가구를 기록하며 지난 4월(1317가구) 대비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고, 부산(5496가구)과 인천(4911가구)도 각각 전월 대비 930, 651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증가로 건설경기가 악화하며 신규 주택 공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인허가 물량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달 2만349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9% 감소했다. 1~5월 누계로 따져도 12만597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줄었다. 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에서 신규 주택 사업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착공과 분양 물량은 회복세를 보였다.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1만734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증가했다. 분양 물량 역시 같은 기간 2만17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3% 늘었다.
주택 거래량은 수도권과 지방이 온도 차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5182건으로 전월보다 7.1% 늘었는데, 지방은 같은 기간 2만9833건으로 전월보다 4.0%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량은 전국 기준 22만7736건으로 전월보다 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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