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부터 이해인·손웅정까지…스포츠계 사생활 논란 '시끌' [이슈+]

입력 2024-06-30 13:22   수정 2024-06-30 13:23

성추행, 임신중절, 아동학대 등 스포츠계가 각종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 선수 허웅부터 피겨의 미래 이해인,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SON 아카데미 감독까지 대중의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 KCC에서 뛰고 있는 허웅은 농구와 방송 활동을 겸업하며 팬들을 늘리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전 여자친구를 고소했다고 밝혀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허웅은 전 여자친구인 A 씨를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 처벌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를 밝히는 과정에서 A 씨가 두 차례 임신중절 수술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허웅 측은 당초 "A씨와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A씨가 중절 수술을 받은 것이다. 두 번째 임신 당시 A씨가 결혼을 요구했으나 허웅이 거절했고, 이에 A씨가 허웅에게 3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허웅이 결혼을 망설였다는 대목에서 책임을 회피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허웅 측은 "결혼하려 했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A 씨는 "첫 번째 임신중절은 22주차에 이루어졌고 두 번째 임신은 잠시 이별한 상태였다"며 "원치 않은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졌고, 이에 대한 충격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약 투약 후 자해 소동을 벌였다는 허웅 측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며 "마약 투약 관련 인물과 제가 관련 있다는 주장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2차 가해 피해를 보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웅 측은 A씨의 주장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수사 결과가 나온 후 입장을 낼 계획이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은 해외 전지훈련에서 미성년자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피해자에 대해 연인 관계라고 주장했으나, 피해자 측은 "문제 된 행위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반박했다.

이해인에 따르면 후배 A 씨와는 이해인이 고교 재학 시절 연인으로 발전했다가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다. 두 사람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나 재결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해인은 이번 사태로 빙상연맹의 조사를 받을 때도 A 씨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인 사이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도 이런 오해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해인과 2023년 3개월간 교제했다고 밝힌 피해자 측은 "피해자는 이후 이해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달 해외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이 이야기하자며 숙소로 불렀고, 이해인이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해 다음 날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인의 방을 방문한 날 해당 행위가 이뤄졌고, 피해 선수는 많이 당황하고 놀란 상태에서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전지훈련 후 귀국한 당일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뒤 이해인에 이별 통보를 했다가 이달 중순 '비밀 연애를 하자'는 제안에 따라 다시 교제를 시작했다.

피해자 측은 "이해인은 비밀연애를 하면서 한 번씩 해외 전지훈련 당시의 상황을 물어봤으며 사후적인 증거 수집 등 대처를 위해 당시 상황에 관해 질의했다"며 "이런 사실을 깨달은 피해자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축구계 스타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과 A 코치, B 코치 등 3명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19일 아동 C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A 코치가 C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경찰 진술에 따르면 C군은 손 감독으로부터도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은 것을 비롯해 경기는 물론 기본기 훈련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욕을 들었다고.

손 감독은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으나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공개된 녹취록에서 C군 아버지는 현직 변호사인 SON 아카데미 김형우 이사에게 "저도 변호사랑 얘기하지 않냐"며 "'20억(원)이든 불러요. 최소 5억 밑으로는 하지 마세요' 했다. 진짜다"고 말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C군 가족이 손 감독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뜯어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C 군 부모는 "억울하다"며 "파렴치한, 돈 뜯어내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부모가 됐다"며 항변했다.

C 군 측은 당초 손 감독 측이 처벌 불원서, 언론 비밀 보장, 대한축구협회 징계 안 하는 조건 등을 걸고 합의금을 1500만~2000만 원을 제시했다으나 제대로 된 사과받지 못해 화가 난 상태에서 "그럼 5억 원 주시던가요"라고 얘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A군 아버지는 "아이는 잘못한 게 없고 아동학대를 당한 피해자인데 2차 가해가 벌써 발생한 것"이라며 "처음엔 진짜 활발하고 웃음 많고 애교 많던 아이였는데 솔직히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심으로 '손흥민 가르쳤으면 잘 가르치겠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아카데미에) 합격했다고 좋다고 보낸 게 잘못됐다"며 "진짜 저희 같은 피해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웅, 이해인, 손 감독 사건은 모두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어 논란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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