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 하차 요구를 일축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대안 후보를 찾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후보 교체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대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선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후보 교체론을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에서 불거진 고령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타이에 셔츠 단추를 두 개 풀고 단상에 올라 연설 도중 주먹을 불끈 쥐거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로 꼽힌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해서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지 않는 한 후보 교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라이머리(예비 경선)를 통해 전체 3937명의 민주당 대의원 중 3894명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의원 과반이 바이든 대통령을 부적격자로 판단하면 바이든 대통령 동의 없이 대선 후보를 바꿀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부통령은 자동으로 대선 후보가 되지 않고, 러닝메이트 자격도 보장받을 수 없다.
전당대회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포기하면 대의원들은 어느 후보에게도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대선 후보로 나서려면 600명 이상 대의원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대의원 과반의 표를 얻으면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며 과반 확보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투표는 계속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바꾸는 과정에서 핵심 변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바이든 여사는 28일 맨해튼에서 열린 기금 행사 연설에서 “남편은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난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여행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든 여사 등과 함께 향후 거취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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