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와 대통령의 손발을 묶고 ‘3권 분립 민주주의’를 무력화하는 입법권 오용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이재명 대표가 틈만 나면 꺼내 드는 전 국민 민생지원금(1인당 25만~35만원) 강제화 입법은 예산 심사권만 있고 증액·편성권은 없는 국회의 월권이다. 특별사면 2주 전에 대상자 명단 등을 국회에 반드시 보고하고, 국회가 심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 사면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각 부처의 시행령을 통제하려는 거대 야당의 시도는 특히 걱정스럽다. 민주당은 입법예고도 안 한 상태의 각 부처 시행령 초안을 상임위원회에서 보고받고 내용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땐 시행령 효력이 자동 정지되는 조항까지 들어 있다.
시행령이 법률 취지에 어긋나 보이더라도 최종 판단은 사법부 몫이다. 국회가 위법성을 자체 판단하고 수정까지 강제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을 무시하는 입법 독재다. 표적수사가 의심될 경우 영장 기각을 의무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역시 노골적인 재판 개입이다. 연일 쏟아지는 특검법에도 다수 의석을 앞세운 오만이 가득하다. ‘김건희 특검법’에선 기상천외한 영장심사 전담 법관 지정권을 요구했다. 대통령 미임명 시 연장자가 특검에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 공무원 임면권에 대한 전면 부정이다.
입법으로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입법 만능주의 폭주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국가나 국민의 이익으로 둔갑시키면 법치주의는 형해화할 수밖에 없다. ‘정책 결정 시 허락받으라’며 몽니 부리고 판·검사를 줄줄이 탄핵한다면 민주주의의 토대인 ‘3권 분립’은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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