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 이상의 WEF 전현직 임직원을 인터뷰한 WSJ에 따르면 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수년 전 “조직을 더 젊게 만들어야 한다”며 50세 이상 직원들이 있는 그룹을 지목한 후 인사담당자에게 이들을 모두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슈바프 회장은 80대였다.
WSJ는 또 최소 6명 이상의 여성이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해고당하거나 경력에 타격을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WEF는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를 발행하는 조직이다. 미국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한 토파즈 스미스는 쌍둥이를 출산한 후 복귀 1주일 전에 자신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WSJ에 “(WEF가) 심리적으로 폭력적인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흑인 직원들은 승진과 다보스 행사에서 배제되곤 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하며 흑인 직원 그룹을 이끈 킴벌리 베넷은 인사팀에 (여러 구성원이 있었음에도) 유럽 출신 백인만 골라서 다보스 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1971년 이 포럼을 창립한 슈바프 회장에 관한 민감한 내용도 기사에 일부 포함됐다. WSJ는 슈바프와 함께 일한 세 명의 여직원을 인용해 그가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 여직원들은 다보스포럼 등의 고위 참석자들에게 성적인 제안을 받는 일이 흔했다. 포럼 경영진이었던 셰릴 마틴은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포럼이 지향하는 것과 실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 사이의 간극이었다”고 WSJ에 말했다. 슈바프 회장은 WSJ 보도가 나오자 지난 5월 21일 ‘집행 의장직에서 물러나 이사회의 비상임 의장으로 남겠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WEF는 3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반박문을 통해 이 기사가 “중대한 부정확성과 근거 없는 추측을 담은 기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50년 동안 우리와 함께 일한 3500명 중 WSJ는 소수만 만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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