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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종목이 올 하반기에 단기 조정될 겁니다."
올 하반기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종목이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데다 AI 데이터센터의 '투자절벽' 관측에 따른 결과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종목에 거품이 형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AI가 주식시장에서 장기 테마로 자리매김하겠지만, 하반기에 단기 조정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함께 세운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종목이 최근 고공행진한 것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이어진 결과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가동하려면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돼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2023년 1470억달러에서 올해 2020억달러로 37%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GPU 수요가 폭발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종목의 실적도 큰 폭 뜀박질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500) 종목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MS 구글 아마존 메타 5개 종목의 순이익은 58%가량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됐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AI 도입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빅테크의 AI 투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AI가 산업 곳곳에 널리 확산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2년 뒤에 'AI 투자절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다. 엔비디아(76배) 아마존(51배) MS(39배) 구글(37배)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37~78배에 달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이들 종목의 하반기 단기 조정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장은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흔들리는 것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며 "비싸지만 좋은 주식으로 깊지 않은 폭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상승률은 상반기보다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원·달러 환율은 갈수록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김응준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하반기에는 달러 강세 흐름이 점차 약화할 전망"이라며 "환율이 앞으로 분기별로 20~30원씩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환율 흐름을 보고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 통화정책국장을 역임한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 절하 압력을 키울 것"이라며 "이 같은 환율 리스크를 보고 한은이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각된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로 대응할지,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로 대응할지 불확실하다"고도 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불어나는 만큼 금리인하 속도를 키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과 연내 2회 인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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