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호황의 이면…상장 첫날 확 뛰었다 급락

입력 2024-07-01 17:33   수정 2024-07-02 00:44

마켓인사이트 7월 1일 오후 4시 13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조달 금액이 작년 대비 60% 가까이 증가했다. 공모주 수익률이 상장 첫날 평균 90% 이상 치솟을 정도로 IPO 청약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자 상장하려는 기업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 영향으로 공모가가 이례적으로 높게 평가됐고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 등 대형 IPO 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공모가 거품’ 논란도 불거졌다.
64%가 공모가 밑돌아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상장사 수는 29곳(스팩 제외)으로 이들 기업이 공모한 금액은 1조6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신규 상장사는 4곳 줄었지만, 공모 금액은 59.5% 증가했다.

대다수 IPO 기업이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보다 최종 공모가를 높이면서 전체 공모 금액이 더 늘어났다. HD현대마린솔루션, 그리드위즈를 제외한 27곳이 공모가를 희망 가격 상단보다 평균 23% 높였다. 지난해 상반기에 공모가를 희망 가격 상단보다 올린 기업은 33곳 가운데 8곳에 불과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1일 종가 기준)을 살펴보면 우진엔텍(610.4%), 하이젠알앤엠(127.7%)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각각 52.0%, 51.8% 상승해 공모주 투자자에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 반면 아이씨티케이(-51.6%), 포스뱅크(-45.3%) 등은 주가가 부진했다.

상반기 IPO 청약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해 상장한 29곳 새내기주의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91.4%로 집계됐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급락했다. 1주일 뒤 상승률은 60.9%, 한 달 뒤 상승률은 35.5%, 현재(1일 종가) 상승률은 25.3%에 불과하다. 상장 이후 갈수록 주가가 급락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상반기엔 상장 당일 75.2%였던 평균 상승률이 1주일 뒤 74.2%, 한 달 뒤 63.0%로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결국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도 속출했다. IPO 기업 29곳 주가는 상장 당일에는 예외 없이 모두 상승했으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은 64%에 해당하는 18곳에 달했다.
‘IPO 대어’ 속속 도전장
IPO 기업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현상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단타 매매가 성행해서다. 기관투자가는 공모주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낸 뒤 상장 당일부터 매도해 단기 차익을 좇고 있다.

공모주 투자 열기는 다소 식어가는 분위기다.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경쟁률은 1분기 평균 918 대 1에서 2분기 827 대 1로 소폭 낮아졌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1분기 1796.9 대 1에서 2분기 1481.5 대 1로 낮아졌다. 상장 첫날 주가 상승폭도 1분기 평균 120.0%에서 2분기 64.8%로 낮아졌다.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에 등장하는 대형 IPO 기업으로 향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어’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몸값 3조원대를 자랑하는 시프트업은 2일부터 일반청약을 받는다.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등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공모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더본코리아, 케이뱅크 등도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묻지마 투자’식 공모주 열풍은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로 인해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며 “다만 대형 공모주의 흥행이 이어지면 투자 열기는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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